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예방접종을 가장 기본적인 건강 관리로 인식한다. 파보장염이나 범백혈구감소증처럼 치명적인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정해진 시기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오랫동안 당연한 수칙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매년 반복 접종’보다는 현재 면역 상태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이 수의학계에서 힘을 얻고 있다.
예방접종의 핵심 목적은 주사 횟수가 아니라 체내에 충분한 항체가 형성됐는지 여부라고 설명한다. 백신을 통해 이미 충분한 항체가 유지되고 있다면 추가 접종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 수 있으며, 반대로 항체가 부족하다면 보강접종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이 바로 항체가검사다.
항체가검사는 혈액을 통해 특정 질병에 대한 면역 수준을 확인하는 검사로,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개별 반려동물에 맞게 판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미 항체가 충분한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백신을 맞히면 단기적으로는 발열이나 부종, 가려움 같은 경미한 반응부터 구토와 설사, 호흡곤란을 동반한 아나필락시스까지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쇼크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중장기적인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 과도한 백신 접종은 면역매개성 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데, 이러한 질환은 완치가 어렵고 평생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특히 이미 면역매개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과거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한 반려동물,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경우라면 접종 전 항체가검사를 더욱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