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고령층이 심혈관질환 예방 목적으로 복용하는 저용량 아스피린이 실제로 장기적인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일부 지원한 국제 임상시험 ASPREE 연구팀은 저용량 아스피린이 치매나 지속적 신체 장애 없이 살아가는 ‘건강 수명’을 연장하지 못했으며, 일부 사망 원인에서는 오히려 증가한 경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동시에 발표됐다.
ASPREE는 호주와 미국에서 총 1만 9천여 명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무작위·이중맹검·위약대조 임상시험이다. 참여자는 70세 이상 성인이며, 미국 내에서는 심혈관질환과 치매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아프리카계 및 히스패닉계의 경우 65세부터 참여가 허용됐다. 연구 시작 시 모두 치매나 신체 장애가 없고, 의학적 이유로 아스피린 복용이 필요하지 않은 건강한 성인이었다. 평균 4.7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자는 위약군에 비해 거의 동일한 비율로 독립적 생활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발생률과 신체 장애 위험도 두 그룹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아스피린 복용군의 90.3%와 위약군의 90.5%가 연구 종료 시점까지 치매나 지속적 신체 장애 없이 생존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에서도 큰 차이는 없었다.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은 아스피린군에서 448명, 위약군에서 474명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사망률에서는 예상 밖의 차이가 나타났다. 아스피린 복용군의 사망률은 5.9%로, 위약군의 5.2%보다 높게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 증가가 주로 암 사망률 상승에 의해 나타났다고 분석했으나, 아스피린이 실제로 암 사망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아스피린이 장기적으로 암 예방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일부 있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