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전체의 3분의 1에 가까워지면서 진료비 부담 완화를 위한 정부의 표준화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진료 항목별로 공적 기준이 없어 병원마다 비용 차이가 크게 벌어진 데 따른 개선 요구가 높아진 영향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5kg 반려동물의 초진 비용은 최소 1,000원에서 최대 6만5,000원까지 차이가 나, 같은 진료라도 지역과 병원 규모에 따라 60배 넘는 편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비 격차는 보호자의 체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직자 박재욱(29·서울) 씨는 “고양이가 실을 삼켜 강남의 한 병원에 갔는데 MRI 촬영과 제거 시술에 150만 원이 나왔다”며 “월급의 절반 수준이라 감당하기 버거웠다”고 말했다. 보호자 사이에서 동물병원 간 가격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지적된다.
반려동물 관련 지출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KB금융그룹 연구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반려 가구의 월평균 지출액은 19만4,000원으로, 연간 약 210만 원에 달한다. 이는 최저임금 월 급여에 근접한 수준이다. 동시에 5만 원 미만을 쓰는 가구 비중은 2021년 9.2%에서 2024년 18.8%로 늘었고, 25만 원 이상을 쓰는 가구도 14.2%에서 20.6%로 증가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민간 보험도 진료비 부담을 효과적으로 낮추지 못하고 있다. 보험 상품 인지율은 89%에 이르지만 실제 가입률은 11.9%로 낮은 편이다. 높은 보험료와 제한적인 보장 범위가 걸림돌로 지적된다. 2023년 조사에서는 ‘비용 부담’이 가입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꼽혔고, 이어 ‘보장 한도 부족’이 뒤를 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