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애버딘대학교 연구팀이 발표한 최신 연구는 어린 시절 경험한 트라우마가 성인이 된 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기존 인식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기존 연구에서는 아동기 역경이 전반적인 건강 문제를 증가시킨다고 여겨졌으나, 이번 연구는 특정 질환과 정신 건강, 통증에 특히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한다. 연구팀은 1958년 영국에서 태어난 16,000명 이상의 데이터를 활용해 성인이 될 때까지 추적 관찰하며, 아동기에 겪은 학대, 방치, 가족 갈등, 괴롭힘, 재정적 어려움 등 총 14가지 역경 경험(ACE)과 50세 시점의 건강 상태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정신 건강 문제와 심각한 만성 통증이 어린 시절 트라우마와 가장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다. 특히 아동기에 네 가지 이상의 역경을 경험한 성인은 50세가 되었을 때 우울증, 불안, 만성 통증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에는 정신 건강과 통증 외에도 위장 문제, 천식, 기관지염 등 신체적 질환과도 뚜렷한 연관성을 보였다. 이는 성별에 따라 ACE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하며, 맞춤형 개입의 필요성을 부각한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덜 다뤄진 만성 통증을 포함해 다양한 건강 결과를 조사한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설명한다. 전 세계적으로 만성 통증은 오랜 기간 장애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이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공중 보건 측면에서 중요한 과제로 평가된다. 연구를 이끈 게리 맥팔레인 교수는 “이번 연구는 ACE가 정신 건강 악화와 심각한 통증에서 가장 큰 초과 위험을 나타낸다는 점을 보여주며, 아동기 역경이 건강 불평등의 주요 원인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