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의 원인이 단순히 신장과 혈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뇌에서도 비롯될 수 있다는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맥길대학교 생리학과의 마샤 프래거-쿠토르스키 준교수와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고염식이 특정 뇌 영역의 면역 세포를 활성화시키고 염증을 유발하며, 결국 혈압 상승을 초래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만성 고혈압의 새로운 발병 기전을 제시함으로써 치료 전략에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연구진은 인간의 일상적인 고염식 섭취를 모방하기 위해 쥐에게 2% 소금이 함유된 물을 제공했다. 이는 패스트푸드, 가공 치즈, 베이컨, 인스턴트 라면 등 염분이 높은 식단과 유사한 수준으로, 인간의 실제 식습관을 반영한 조건이다. 실험 결과, 고염식 섭취 후 쥐의 특정 뇌 영역에서 면역 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염증 반응이 증가했고, 혈압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바소프레신 수치가 급격히 상승했다. 연구팀은 최첨단 뇌 영상 기술과 실험실 기법을 활용해 이러한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분석했다.
프래거-쿠토르스키 준교수는 “고혈압 연구에서 뇌의 역할은 접근이 어렵다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간과되어 왔지만, 새로운 기술을 통해 뇌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고혈압의 주원인을 신장과 혈관에서 찾았지만, 특히 표준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의 경우, 뇌가 질환의 중요한 발병 기전일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연구가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