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소리가 자꾸 커지고, 대화를 반복해서 물어보게 된다면 단순한 노화가 아닌 청력 문제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청력은 나이가 들수록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문제는 많은 이들이 이를 정상적인 노화 현상으로 인식하고 방치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난청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서 정신 건강, 사회적 고립, 심지어 치매 위험까지도 증가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신체 기능 저하 중 하나다.
베스트성모이비인후과 김선익 원장은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30% 이상이 청력 저하를 경험하고 있지만, 실제로 병원을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경우는 이보다 훨씬 적습니다. 단순히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이 아니라 뇌가 소리를 자극받지 못해 점차 기능을 잃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연구에 따르면, 난청이 있는 노인의 경우 치매 발생 위험이 정상 청력자에 비해 최대 4~5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청각 자극이 줄어듦에 따라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위축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면 대인관계에서도 위축되고 외부 자극이 줄어들며 인지 저하가 가속화될 수 있다.
난청의 초기 증상은 비교적 미묘하게 나타난다. 일상 대화 중 상대방의 말이 뚝뚝 끊겨 들리거나, 특히 시끄러운 환경에서는 잘 들리지 않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전화 통화 시 어려움을 느끼는 것도 초기 경고 신호 중 하나다. 김 원장은 “청력이 한 번 저하되기 시작하면 자연 회복은 어렵기 때문에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조기에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