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가 작아지고 걸음이 종종걸음이 된다는 오해와 진실
글씨 크기가 줄어드는 변화를 단순히 손에 힘이 빠졌거나 필기 습관이 바뀐 탓으로 여기기 쉽습니다. 걸음이 종종걸음으로 바뀌는 것도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변화라고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하지만 손 글씨가 갈수록 점점 작아지고 걸음이 종종걸음이 되는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노화나 손목 관절 문제와는 다른 신경계 변화의 가능성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아침저녁 기온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이런 변화가 더 뚜렷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계절 변화와 증상의 연관성을 함께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자증과 종종걸음, 두 증상이 함께 오는 이유
글씨를 쓸 때 첫 글자보다 뒤로 갈수록 크기가 작아지는 현상을 의학적으로 소자증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에 보폭이 좁아지고 점점 빨라지며 종종걸음으로 바뀌는 보행 변화, 팔을 흔드는 폭이 줄어드는 변화, 표정이 굳어지는 변화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 운동증상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은 중뇌 흑색질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돼 50~70% 정도까지 없어지면 안정떨림·서동·경직 같은 운동증상이 나타나며, 65세 이상에서의 유병률은 연구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약 1~2%로 알려져 있다.[1]
즉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기 시작할 때는 이미 상당한 신경세포 손실이 진행된 이후인 경우가 많다는 뜻입니다.
도파민 신경세포 감소, 환경 요인이 겹치는 지점
도파민 신경세포가 줄어드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파킨슨병에서 도파민 신경세포가 감소하는 이유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2]
여기서 말하는 환경적 요인이 계절 변화 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증상이 시작된 경우라면 기온과 습도 변화가 증상의 강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기온이 낮아지면 근육의 긴장도가 높아져 경직이 심해지고, 이 때문에 걸음을 뗄 때 발이 바닥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 얼어붙음 현상이 더 자주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내 난방으로 건조해진 공기는 손과 팔의 미세한 떨림을 스스로 자각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하고, 갑작스러운 실내외 기온차는 혈압 조절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어지럼과 기립성저혈압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진료실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는 배경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파킨슨병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14만 2013명으로, 2019년 12만 5607명보다 약 13% 증가했다.[3]
이 통계에서 보듯 파킨슨병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특히 65세 이상 연령대에서 손 글씨가 작아지거나 걸음이 종종걸음으로 바뀌는 변화를 겨울철 관절통이나 단순한 근력 저하로 오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가족과 함께 지내며 매일 손 글씨와 걸음걸이를 지켜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계절이 바뀔 때마다 변화의 정도를 나란히 비교해보면 차이를 더 뚜렷하게 알아챌 수 있습니다.
집에서 먼저 확인해보는 손 글씨와 걸음 체크
다음 다섯 가지를 환절기마다 반복해서 비교해보면 변화를 더 쉽게 알아챌 수 있습니다.
- 같은 문장을 노트 한 줄에 옮겨 적었을 때 뒤로 갈수록 글자 크기가 눈에 띄게 작아지는지
- 가만히 서 있을 때보다 걸음을 뗄 때 첫발이 잘 떼어지지 않고 이후 몇 걸음은 종종거리며 빨라지는지
- 팔을 흔드는 폭이 한쪽만 유난히 줄어들었는지
- 문턱이나 좁은 문을 지날 때 발이 순간적으로 얼어붙듯 멈추는 느낌이 있는지
- 표정 변화가 줄어들어 무표정해 보인다는 말을 주변에서 들은 적이 있는지
환절기 대비, 단계별로 챙기는 생활 수칙
다음 다섯 단계는 구체적인 수치를 기준으로 실천할수록 효과를 체감하기 쉽습니다.
- 기상 직후 5~10분간 손가락과 손목을 천천히 펴고 굽히는 스트레칭으로 굳은 근육을 풀어줍니다.
- 실내 온도는 20~22도, 습도는 40~60%를 유지해 급격한 체온 변화를 줄입니다.
- 외출 30분 전 미리 겉옷을 입고 실내에서 몸을 데운 뒤 밖으로 나가 실내외 기온차로 인한 경직을 완화합니다.
- 하루 물 섭취량을 1.5~2리터 정도로 나눠 마셔 건조한 공기로 인한 탈수와 변비를 예방합니다.
- 현관과 화장실 문턱, 카펫 가장자리에는 밝은 색 테이프로 표시해 얼어붙음 현상으로 인한 낙상을 줄입니다.
증상 유형에 따라 달라지는 계절 대비법
환절기 대비는 어떤 증상이 두드러지는지에 따라 우선순위가 달라집니다.
| 증상 유형 | 주요 특징 | 환절기 우선 대비 |
|---|
| 경직 우세형 | 근육이 뻣뻣해지고 글씨가 유독 작아짐 | 기상 직후 온찜질과 실내 적정 온도 유지 |
| 보행 우세형 | 보폭이 좁아지고 문턱에서 멈칫거림 | 문턱 표시, 리듬에 맞춰 걷는 연습 |
| 떨림 우세형 | 손이나 턱의 떨림이 두드러짐 | 기온차 큰 외출 시 겉옷으로 체온 유지 |
경직이 두드러져 아침마다 몸이 뻣뻣한 경우에는 실내 온도와 스트레칭 관리가, 보행 중 얼어붙는 증상이 잦은 경우에는 문턱 표시와 리듬 보행 훈련이 증상 완화에 더 필요합니다.
자가 체크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부분
위 체크 항목에서 여러 가지가 해당된다고 해서 곧바로 파킨슨병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손 글씨가 작아지는 변화는 손목터널증후군이나 노안으로 인한 필기 자세 변화에서도 나타날 수 있고, 종종걸음은 무릎이나 고관절 관절염으로도 비슷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증상이 겨울철에만 심해졌다가 봄가을에 눈에 띄게 줄어든다면 계절성 관절 통증일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글씨와 걸음 변화, 궁금한 점 모아보기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