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대표 이미지와 본문 그림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메디닉스DB]
귀가 간지러워 면봉으로 파다가 가루가 나온다면
퇴근 후 샤워를 마치고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리던 중, 귓속이 간질간질해 면봉을 집어 듭니다. 몇 번 돌려 빼낸 면봉 끝에는 노랗거나 거무스름한 가루가 꼬질꼬질하게 묻어 있습니다. 하루 이틀이면 가라앉을 것 같아 다시 면봉을 깊숙이 밀어 넣어봅니다.

귀가 간지러워 면봉으로 조심스레 귀를 파는 여성 [그림=메디닉스DB]
이 가려움은 특정 생활 습관을 가진 사람에게서 유독 자주 나타납니다. 하루 한 번 이상 샤워나 머리 감기로 귓속에 물이 들어가는 사람, 이어폰이나 보청기를 장시간 착용하는 사람, 그리고 매일 면봉으로 귀를 파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 대표적입니다.
피부 알레르기나 당뇨가 있는 경우에는 외이도 피부의 방어력이 평소보다 낮아져 있어, 같은 자극에도 증상이 더 쉽고 더 오래 나타나기도 합니다.
피부 한 겹이 벗겨지면 벌어지는 일
외이도는 귓바퀴에서 고막까지 이어지는 약 2.5센티미터 길이의 통로입니다. 이 통로의 피부는 지방층이나 근육 없이 뼈에 거의 밀착된 구조여서, 다른 부위의 피부보다 훨씬 얇고 쉽게 손상됩니다.

외이도 피부 한 겹이 벗겨진 모습을 보여주는 투명 해부도 [그림=메디닉스DB]
건강 정보 매체의 공식 자료를 보면, 정상적인 외이도 피부의 지방층은 방수막처럼 작용해 세균이 안쪽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지만, 습도가 높아지거나 외이도를 지나치게 후비면 이 지방층이 깨지면서 염증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합니다.[1]
면봉으로 반복해서 자극을 주는 습관은 지방층 손상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특히 샤워나 수영 후 물기를 충분히 제거하지 않으면 외이도 안이 따뜻하고 습한 환경이 되어, 세균과 진균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집니다.
면봉 끝 가루, 색과 질감으로 먼저 살펴보기
가루의 색과 질감은 원인을 짐작해보는 첫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면봉 끝에 묻은 꼬질꼬질한 가루의 색과 질감을 보여주는 클로즈업 [그림=메디닉스DB]
다만 색깔이나 냄새만으로 진균성인지 세균성인지 단정하기는 어렵고, 겉보기와 실제 원인균이 다른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경 검사는 무엇을 보는 검사인가
이경 검사는 귓바퀴를 살짝 당겨 외이도를 곧게 편 뒤, 빛을 비추는 작은 렌즈로 외이도 안쪽과 고막을 직접 들여다보는 검사입니다.

이경을 이용해 귓속을 들여다보는 검사 장면 [그림=메디닉스DB]
정상 소견에서는 외이도 피부가 옅은 분홍빛을 띠고 고막이 선명하게 비칩니다. 반면 피부가 붉게 부어 있거나 가루 또는 분비물이 고막을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면 염증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이경 검사를 해보면 가려움을 호소하는 사람 가운데 상당수가 외이도 깊은 안쪽이 아니라 입구에서 1센티미터 안쪽 피부가 더 붉게 부어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면봉이 실제로 가려운 고막 쪽까지 닿지 못하고 입구 피부만 반복해서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가루의 정체, 배양검사 수치로 확인하기
배양검사는 면봉으로 채취한 가루나 분비물을 배지에 놓고 일정 기간 길러 원인균의 종류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귓속 가루 성분을 확인하기 위한 배양검사용 시료와 면봉 [그림=메디닉스DB]
해외 의학 학술지에 실린 한 메타분석 자료를 보면, 외이도 진균증이 의심되어 검사를 받은 사람 가운데 실제로 진균이 확인된 비율은 58.3% 정도였고, 그중 아스페르길루스 계열이 75.8%로 가장 많았으며 칸디다 계열이 15.3%로 뒤를 이었습니다.[2]
이 수치는 가려움과 가루라는 증상만으로는 진균성인지 세균성인지 절반을 조금 넘는 확률로밖에 짐작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해서, 배양검사가 진단 과정에서 빠지기 어려운 이유가 됩니다.
배양검사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보통 1~2주 정도 걸리는 경우가 많아, 당장의 치료 방향은 이경 검사 소견과 증상 양상을 더 비중 있게 참고해 정하게 됩니다.
면봉, 세척액, 병원 처치 중 무엇을 택할까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집에서 단계별로 해볼 수 있는 관리가 있습니다.
- 샤워나 수영 후에는 고개를 양옆으로 10초씩 기울여 귓속 물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냅니다.
- 선풍기나 드라이어 약풍을 귀에서 20~30센티미터 떨어뜨려 10~15초만 가볍게 말려줍니다.
- 면봉 사용은 하루 1회 이하로 줄이고, 귓바퀴 입구에서 1센티미터 안쪽까지만 닦아냅니다.
- 가려움이 2~3일 안에 가라앉지 않거나 가루가 반복해서 나오면 그 시점부터는 자가 관리보다 전문적인 확인이 필요한 신호로 봅니다.
가려움이 가볍고 하루 이틀 안에 가라앉는 정도라면 생리식염수로 귓바퀴 주변만 가볍게 닦아내는 관리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가려움이 일주일 이상 이어지거나 가루 분비물이 반복해서 나온다면, 시중 세정액보다 이경 검사와 필요시 배양검사로 원인을 먼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다만 시중 세정액이나 자가 관리만으로는 이미 손상된 지방층이 완전히 회복된다는 보장은 없고,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같은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