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경기 쪽 동네 카페 하나 정해두고, 커피 한 잔 마신 뒤에 근처를 천천히 걷는 재미로 지냅니다. 사진도 그렇게 시작했어요. 처음엔 괜히 잘 찍어야 할 것 같아서 유명한 곳만 찾아다녔는데, 막상 지나고 보니 집 가까운 골목, 하천 산책길, 버스정류장 옆 화단 같은 데서 더 마음에 드는 장면을 많이 건졌더라고요. 입문자분들께 제일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멀리 가야 사진이 나온다는 부담부터 내려놓자는 겁니다.

저는 처음에 욕심내서 이것저것 다 찍으려다가 오히려 정리가 안 됐어요. 그래서 요즘은 하루에 한 가지만 정합니다. 예를 들면 “오늘은 그림자만 찍자”, “오늘은 초록색이 눈에 띄는 장면만 보자” 이런 식이요. 이렇게 하면 걷는 동안 시선이 훨씬 차분해지고, 사진도 덜 산만해집니다. 장비도 너무 복잡하게 생각 안 하셔도 되고요. 휴대폰이면 충분하더군요. 대신 한 장 찍고 끝내지 말고, 같은 자리에서 한두 걸음 옮겨서 다시 찍어보면 차이가 꽤 납니다. 저는 그걸 늦게 알아서 좀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입문자일수록 많이 찍는 것보다 자주 찍는 게 더 남는 것 같아요. 여행 가서 하루 몰아서 찍는 것도 좋지만, 주 2~3번이라도 짧게 나가보면 눈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카페 창가에 비친 사람들, 비 온 뒤 바닥 반사, 해 질 무렵 아파트 벽 색 같은 게 전보다 잘 보이더라고요. 사진은 기계보다 습관이 더 큰 것 같다는 생각도 자주 합니다. 저도 대단한 기술은 없지만, 걷다가 “어, 이건 한번 남겨볼까” 싶은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은 그날 한 번만 훑어보셔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잘 나온 사진보다도 왜 이 장면에 멈췄는지 생각해보면 다음 산책이 더 재밌어집니다. 저는 유난히 벤치나 골목 끝 풍경을 자주 찍던데, 아마 제 취향이 거기 있나 봅니다. 다른 분들은 입문할 때 어떤 식으로 감 잡으셨는지 궁금하네요. 가까운 동네부터 찍기 시작한 분 계시면, 그런 얘기도 한번 들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