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 끝나고 병원 나오면 몸보다 감정이 먼저 닳아 있는 느낌이 듭니다. 환자랑 보호자 앞에선 버티는데 혼자 엘리베이터 타면 방금 무슨 말 했는지도 잘 기억 안 날 때가 있어요.
계속 바쁜 게 아니라 계속 쫓기는 기분만 남고, 실수할까 긴장한 채로 하루를 버팁니다. 집에 가도 그게 안 풀려서 누워 있어도 호출음 들리는 것 같고요.
요즘 제일 무서운 건 힘든 것보다 이 상태에 익숙해지는 쪽인 듯합니다. 너무 지치면 그냥 기능적으로만 움직이게 돼서 좀 걱정돼요.
당직 끝나고 집 가는 길마다 내가 너무 무뎌진 건가 싶어요
댓글 6
부지런한개구리2025.05.13 21:45
집에 가도 호출음 들리는 것 같다는 거 저도 한참 그랬어요. 그거 누적되면 진짜 위험하니까 잠깐이라도 쉬어가세요
월요병말기의사2025.05.13 23:22
환청처럼 호출음 들리는 거 저만 그런 게 아니었네요 좀 위안되고 좀 씁쓸하고
경수2025.05.14 08:40
혼자 엘리베이터 타면 방금 무슨 말 했는지 기억 안 난다는 거.. 그 순간 진짜 무섭죠. 환자 앞에선 멀쩡한 척하니까 더
경수2025.05.14 23:29
그 멀쩡한 척하는 게 제일 에너지 많이 쓰는 듯 끝나고 나면 텅 빔
문어둥이772025.05.16 06:49
이 상태에 익숙해지는 게 제일 무섭다는 거 동감. 무뎌지는 걸 효율이라고 착각하게 되더라구요
카페모카물리치료사2025.05.17 07:28
계속 바쁜 게 아니라 계속 쫓기는 기분이라는 표현 정확하네요. 그게 사람 갉아먹는 거 맞아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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