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기록하는습관입니다. 시골에서 약국 운영한 지 좀 됐는데요, 요즘 들어서 현장에서 느끼는 고충이 더 선명해지는 것 같아서 한번 적어봐요. 밖에서 보면 한가롭고 여유로워 보인다고들 하시는데, 막상 안에 있으면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고요. 손님이 몰리는 시간은 짧은데 그 짧은 시간에 조제, 설명, 전화 응대, 재고 확인까지 한꺼번에 겹치면 정신이 없습니다. 특히 어르신들이 많다 보니 복약 설명도 더 천천히, 여러 번 말씀드려야 해서 그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데도 체력이 훅 빠질 때가 있어요.
제일 어려운 건 결국 사람 문제보다도 “혼자 다 감당해야 한다”는 느낌인 것 같습니다. 도시 쪽은 그래도 인력 구하기가 조금 낫다고 들었는데, 여기는 대체 인력도 쉽지 않고 잠깐 자리 비우는 것도 눈치가 보여요. 몸이 좀 안 좋아도 쉬기 어렵고, 집안일이나 개인 일정이 있어도 약국 문 여는 시간이 우선이 되니까요. 환자분들 입장에서는 늘 그 자리에 있어야 안심이 되실 수 있어서 이해는 되는데, 약사도 결국 사람이다 보니 그런 압박이 은근히 오래 갑니다.
또 하나는 약이 없을 때입니다. 필요한 품목이 제때 안 들어오거나, 소량만 배정되거나, 갑자기 찾는 약이 몰리면 설명드리는 저도 답답하고 기다리시는 분들도 답답하시죠. “왜 약국인데 약이 없냐”는 말을 들으면 참 난감합니다. 제가 일부러 안 두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그럴 때는 대체 가능 여부를 확인해보거나, 다른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정도로 최대한 차분히 안내드리는데도 괜히 죄송한 마음이 남습니다.
가끔은 약사 일이 조제보다 감정노동이 더 큰 날도 있는 것 같아요. 건강 때문에 예민해진 분들, 병원에서 충분히 못 물어보고 오신 분들, 가족 대신 약 타러 오신 분들까지 다들 사정이 있으니까요. 저도 최대한 받아들이려고 하는데, 하루 끝나면 말수 줄어드는 날이 있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이런 순간들 어떻게 넘기시는지 궁금하네요. 시골이든 도시든, 현장에 계신 분들은 다 비슷한 결이 있을 것 같아서요. 저만 유난인 건 아닌가 싶다가도, 또 이런 얘기는 같은 일을 하는 분들끼리만 통하는 게 있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