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집 조명 손본 거, 나는 진짜 너무 잘했다 싶어요. 원래는 그냥 형광등만 밝으면 됐지 했거든요. 나이 들면 눈만 편하면 장땡이다 그랬는데, 아휴 사람이 또 그게 아니더라구요. 저녁만 되면 집이 괜히 휑하고, 커피 한 잔 타서 식탁에 앉아도 분위기가 영... 좀 쓸쓸했어요. 내가 맨날 홈카페 흉내는 내는데 사진처럼은 절대 안 나오는 거 있죠 ㅋㅋ

그래서 큰 공사는 못 하고, 식탁 위 펜던트 하나 달고 주방 아래 간접등 넣고 거실 스탠드 바꿨어요. 사실 견적 들었을 때는 속으로 아이고 비싸다 싶었어요. 전등이 전등이지 했는데 막상 하고 나니까 완전 딴 집 같아요. 똑같은 원두 내려도 커피가 더 맛있어 보이고, 밤에 과일 깎아 먹을 때도 괜히 기분이 차분해져요. 그전에는 환하게만 켜놓으니까 병원 대기실 같았거든요 ㅠㅠ

특히 나는 노란빛 도는 조명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어요. 너무 누렇나 싶어서 망설였는데, 그게 사람 얼굴도 덜 지쳐 보이게 하고 집도 훨씬 포근해 보여요. 손님 왔을 때도 다들 집이 편안하다 그러더라구요. 뭐 새 가구 들인 것도 아닌데 그런 말 들으니까 괜히 어깨가 으쓱했네요. 괜히 또 저녁 되면 불부터 먼저 켜봐요. 그 순간이 참 좋아서요.

예전엔 인테리어에 돈 쓰는 거 좀 허영인가 싶었는데, 이번엔 생각이 싹 바뀌었어요. 맨날 있는 집인데 그 안에서 받는 기분이 달라지니까 이게 은근 크네요. 나는 요새 밤에 스탠드만 켜놓고 음악 조금 틀어놓으면, 밖에 안 나가도 충분하다 싶어요. 집순이 체질이 더 심해진 건가 ㅋㅋ 그래도 이런 건 아깝단 생각이 안 들어요. 아직도 조명 켤 때마다 잘했다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