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증상이 있어 병원을 방문하면 의사는 문진과 신체검사를 하고 혈액검사와 초음파 혹은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영상 검사를 합니다.
1. 급성 췌장염
1) 문진
① 음주 여부를 우선 묻습니다. 대부분 발병 전날 많은 양의 음주를 한 경우가 많습니다. 담석성 췌장염은 발병 전날 기름진 음식 섭취와 과식 여부를 묻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② 급성 췌장염은 통증의 시기와 심한 정도가 중요합니다. 췌장 때문에 발생하는 통증은 천장을 보고 바로 누운 자세에서 악화되기 때문에 환자의 자세에 관한 문진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③ 음주 여부와 음주를 했다면 시기와 정도, 담석 진단 여부, 붉은 소변의 유무 등도 묻습니다. 드물게 약제와 복부 외상 등도 급성 췌장염의 원인이 되므로 이에 관한 문진도 필요합니다.
2) 신체검사
① 상복부 압통이 주된 소견이며 심한 경우에는 복부 강직도 있습니다. 중증 환자에서는 췌장액이 복강 안으로 흘러나와 복부 반사통도 관찰됩니다.
② 빈맥, 미열
③ 황달: 췌장 머리 부분이 염증으로 부은 경우와, 담석성 췌장염에서 관찰됩니다.
3) 혈액검사
① 혈중 아밀라아제(amylase), 리파제(lipase) 농도 상승
② 혈중 C-반응 단백질(C-reactive protein, CRP) 수치 상승
4) 영상 검사
① 복부 X-선 촬영: 췌장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검사가 아니므로 많은 정보를 주지는 못합니다. 다만, 췌장염으로 초래된 장 마비의 정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② 복부 초음파(ultrasonography, US): 가장 쉽게 복강 내 상태를 관찰할 수 있는 검사로 췌장의 부은 정도, 췌장액의 복강 내 유출 정도, 가성낭종의 유무 등을 살필 수 있습니다. 담석성 췌장염이 의심될 때 담낭과 담도에 담석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데 유용합니다.
③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 급성 췌장염의 진단을 위한 가장 표준적인 검사입니다. 방사선을 쬐어야 하지만 췌장의 부은 정도와 췌장 주변 조직의 손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중증도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입니다. 췌장염 발병 초기에 진단 및 중등도 파악을 위해 자주 사용되지만, 질병 진행 48시간 이후의 검사는 병의 진행 과정을 살피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2. 만성 췌장염
1) 문진
① 과거 지속적이고 많은 양의 음주력이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음주 경력이 없다면 드물게 있는 유전성 췌장염을 확인하기 위해 가족력에 관한 문진이 필요합니다.
② 통증의 정도, 지속 여부, 악화 요인(식사 등)을 철저히 질문해야 하는데 음주 지속 여부가 환자의 치료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항목입니다.
③ 설사와 지방변 유무도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 중요합니다. 최근 체중 감소에 관해 상세히 묻습니다. 특히 체중이 통증 때문에 식사를 못 하여 감소한 것인지 아니면 합병증으로 생긴 당뇨의 관리가 안 되어 감소한 것인지 조사가 필요합니다. 또한 만성 췌장염과 췌장암과의 감별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두 질환의 인과관계는 뚜렷하지 않으나 두 질환이 함께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두 질환의 증상이 겹치는 경우도 복통과 체중 감소에 대한 문진은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2~3개월간 체중 감소가 심한 만성 췌장염 환자는 췌장암의 동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2) 신체검사
만성 췌장염 환자의 신체검사 소견은 질환의 진행 정도와 진단 당시 염증의 유무에 따라 다양합니다. 급성에서 보다는 뚜렷한 신체검사 소견이 없는 경우도 있으며, 호소하는 복통의 정도와 복부 진찰 소견 간에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① 상복부 압통이 있지만, 반사통이나 복부 강직 등은 대부분 없습니다.
② 만성 췌장염의 급성 악화기에는 급성 췌장염과 같은 소견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③ 마른 체형: 특히 병력이 오래된 환자, 당뇨 합병증이 진행된 환자에서 뚜렷하게 관찰됩니다.
④ 황달: 급성 염증이 동반되어 췌장의 머리가 붓거나, 만성 췌장염의 염증 반응으로 췌장 머리에 염증성 종괴가 생기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췌장 머리에 생긴 가성낭종도 황달의 원인이 됩니다.
3) 혈액검사 및 췌장 기능검사
① 혈액검사: 복통이 있어도 췌장 효소인 아밀라아제, 리파제의 혈청 수치는 많이 상승하지 않거나 정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췌장 실질이 많이 쭈그러들어(위축되어) 있고, 주된 병리 현상이 급성 췌장염같이 췌장세포가 터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 만성 췌장염에서도 췌장 실질이 많이 남아 있거나 심한 음주 후에 발생한 증상은 혈청 췌장 효소 수치가 상승합니다. 백혈구 수치는 대부분 정상이며, 혈당은 당뇨가 있으면 고혈당 수치를 보입니다.
② 췌장 기능검사: 췌장의 외분비 기능을 보기 위한 검사입니다. 췌장 효소 분비 자극 호르몬인 세크레틴(secretin)과 콜레시스토키닌(cholesystokinin, CCK)을 정맥 주사한 후 십이지장에서 췌장액을 받아 췌장 실질의 남아 있는 기능을 측정합니다.
4) 영상검사
① 복부 X-선 촬영: 만성 췌장염이 진행되어 췌관 또는 췌장 실질 안에 석회화된 단백전(protein plug)이나 췌장 결석(pancraetic calculi)이 있으면 복부 X-ray 만으로도 만성 췌장염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② 복부 초음파 촬영: 대부분 마른 체형인 경우가 많아, 급성 췌장염보다 정확히 췌장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췌장의 위축 정도, 췌관의 협착과 확장, 췌석의 유무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가성낭종의 진단에도 유용합니다.
③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 복부 컴퓨터단층촬영은 초음파 촬영과 더불어 췌장과 췌장염 합병증, 췌장 주위 조직을 비침습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매우 정확한 영상 진단 방법입니다. 췌장염에 의한 염증성 종괴와 췌장암을 감별하는 데에도 유용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감별이 매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④ 자기공명담췌관조영술(magnetic resonancecholangiopancreatography, MRCP): 췌관과 담관을 비침습적으로 보여줍니다. 만성 췌장염 환자에서 췌관의 협착과 확장, 가성낭종을 매우 정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⑤ 내시경적 초음파(endoscopic ultrasonography, EUS): 내시경 끝에 고해상도를 갖는 초음파가 장착된 진단 기구입니다. 초음파를 위장관으로 집어넣어 위를 통하여 인접 장기인 췌장을 정밀히 관찰할 수 있습니다. 복부초음파보다 정밀하여 만성 췌장염의 조기 변화를 관찰하는 데 유용하며, 선형 내시경 초음파로 조직 검사가 가능하여 염증성 종괴와 췌장암의 감별에도 사용됩니다.
⑥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ndososcopic retrograde cholangiopancreatography, ERCP):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은 내시경을 담즙과 췌장액이 흘러나오는 십이지장의 유두부까지 진행한 후, 도관(canula)을 이용하여 담관과 췌관에 조영제를 주입하여 관찰하는 검사입니다. 담관과 췌관을 직접 조영하여 관찰하기 때문에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입니다. 하지만 시술이 어렵고 침습적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자기공명담췌관조영술과(MRCP) 내시경적 초음파(EUS)가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의 진단 기능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최근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은 진단보다는 담관과 췌관의 치료 내시경에 사용되는 시술로 개념이 바뀌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