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눈을 떴는데 한쪽 시야 구석에 작은 날파리 같은 것들이 떠다니고, 갑자기 빛이 번쩍이는 느낌이 들면서 시야 일부가 커튼처럼 가려지는 경험을 했다면 망막박리를 의심해봐야 한다. 망막박리는 눈 속 신경조직인 망막이 제자리에서 떨어져 나가는 질환으로, 방치하면 영구적인 시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원인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망막은 눈 안쪽 벽을 감싸며 빛을 받아들여 시신경으로 전달하는 얇은 신경막이다. 눈 속을 채우고 있는 투명한 젤 형태의 유리체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액체 성분으로 변하고 수축하는 과정에서 망막을 잡아당기게 되는데, 이 견인력이 과도해지면 망막에 작은 구멍이나 열공이 생기고 그 틈으로 액체가 흘러 들어가면서 망막이 벗겨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망막박리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고도근시다. 근시 도수가 높을수록 안구 길이가 길어지고 망막이 얇게 늘어나 있어 유리체의 작은 당김에도 쉽게 열공이 생길 수 있다. 대한안과학회는 고도근시를 가진 사람일수록 망막박리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하며,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을 권고한다.
노화에 따른 유리체 액화도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나이가 들면서 유리체가 자연스럽게 묽어지고 부피가 줄어드는데, 이 과정에서 유리체가 망막에서 떨어지는 유리체 후박리가 일어날 수 있다. 이때 유리체와 망막이 단단히 붙어 있던 부위가 강하게 당겨지면 열공이 발생하고 망막박리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어 40대 이후부터는 주의가 필요하다.

안저검사로 망막 상태를 확인하는 모습 [그림=메디닉스DB]
눈에 직접적인 충격을 받는 외상도 망막박리를 유발하는 흔한 원인이다. 축구나 배드민턴 같은 운동 중 공이나 라켓에 눈을 맞거나, 교통사고나 낙상으로 눈 주변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면 망막이 순간적으로 흔들리면서 열공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 충격 직후가 아니라 수주에서 수개월 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외상 이력이 있다면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
당뇨망막병증이나 포도막염 같은 안과 질환도 망막박리와 관련이 있다. 당뇨병을 오래 앓으면 망막의 혈관이 손상되고 비정상적인 섬유혈관 조직이 자라나면서 망막을 잡아당겨 견인성 망막박리로 이어질 수 있다. 포도막염으로 인한 염증성 삼출물이 망막 아래에 고이는 삼출성 망막박리도 드물게 나타난다.
백내장 수술이나 라식, 라섹 같은 안구 수술을 받은 뒤에도 망막박리 위험이 다소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 과정에서 유리체 구조에 미세한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족 중에 망막박리를 앓은 사람이 있다면 유전적 소인으로 열공이 잘 생기는 체질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있어 정기검진을 더 신경 써야 한다.

광시증 등 시야 이상을 느끼는 모습 [그림=메디닉스DB]
망막박리의 전형적인 증상은 비문증과 광시증이다. 비문증은 눈앞에 먼지나 날파리, 그물망 같은 것이 떠다니는 느낌을 말하고, 광시증은 어두운 곳에서도 번쩍이는 빛이 보이는 증상이다. 여기에 시야 한쪽 구석부터 커튼이 쳐지듯 어두운 그림자가 번져 오거나 사물이 휘어 보이는 변형시가 동반된다면 망막박리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망막박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는 범위가 넓어지고 황반까지 침범하면 회복 후에도 시력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을 수 있어 응급으로 다뤄야 하는 질환이다. 안과에서는 세극등검사와 안저검사, 필요시 초음파검사로 망막 상태를 확인한 뒤 레이저 광응고술이나 공막돌륭술, 유리체절제술 등 증상과 범위에 맞는 치료를 시행한다.
날파리증이나 광시증이 평소보다 갑자기 늘어나거나 시야 한쪽이 가려지는 느낌이 든다면 미루지 말고 가능한 빨리 안과를 찾아야 한다. 특히 고도근시가 있거나 가족력, 눈 외상 경험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없어도 1년에 한 번 정도 안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눈을 심하게 비비거나 격렬한 운동을 할 때는 보호안경을 착용해 외상을 예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