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산책을 하고 걸음 수를 확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걷기는 특별한 장비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좋은 신체활동이다. 다만 건강한 노후를 준비한다면 얼마나 많이 걷는지만 살펴서는 부족하다. 의자에서 일어나고 계단을 오르며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까지 함께 챙겨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0월 1일 세계 노인의 날을 맞아 신체활동과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노년의 중요성을 조명했다. WHO 아프리카 지역사무소가 소개한 콩고의 81세 여성은 걷기와 운동을 생활에 포함하고, 은퇴 후에도 동료 및 가족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었다. 한 사람의 사례를 장수의 비결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건강한 노후를 바라보는 방향을 보여준다.
WHO가 설명하는 건강한 노화의 핵심은 자신에게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유지하는 데 있다. 질환이 전혀 없어야만 건강하게 나이 드는 것은 아니다. 만성질환이 있더라도 적절히 관리하면서 이동하고, 판단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면 건강한 노화를 추구할 수 있다. 운동 목표 역시 체중이나 걸음 수뿐 아니라 이러한 생활 능력과 연결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신체활동의 이점은 분명하다.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생활은 심혈관질환과 제2형 당뇨병 등의 예방과 관리에 도움이 되며, 수면과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WHO가 2024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세계 성인의 약 31%는 권고 수준의 신체활동을 충족하지 못했다. 운동의 필요성을 알고 있어도 실제 생활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성인에게 권고되는 기본 활동량은 일주일에 중강도 유산소 활동 150~300분 또는 고강도 활동 75~150분이다. 중강도 활동의 대표적인 예는 빠르게 걷기다. 여기에 주요 근육을 사용하는 근력 운동을 주 2일 이상 포함하는 것이 권고된다. 고령자는 기능과 낙상 예방을 위해 균형 및 근력에 중점을 둔 복합적인 신체활동을 주 3일 이상 실천하는 것이 좋다.
이를 생활에 적용하면 산책 일정만 세우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걷는 날과 함께 자신의 상태에 맞는 근력 운동 시간을 마련하고, 균형 능력도 점검하는 방식이다. 다만 다른 사람이 하는 운동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현재 체력과 움직임의 제한을 고려해야 한다. 같은 나이라도 신체 기능과 필요한 지원은 크게 다를 수 있다.
운동을 시작할 때부터 권고 시간을 모두 채워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WHO는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것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강조한다. 처음에는 실천 가능한 분량을 정하고, 생활 속에서 활동 기회를 늘려가는 접근이 현실적이다. 장보기나 가까운 거리 이동처럼 평소 일정에 움직임을 포함하면 별도의 운동 시간을 마련하기 어려운 날에도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오래 앉아 있는 시간도 함께 살펴야 한다. 산책을 마쳤다는 이유로 나머지 시간을 계속 앉아서 보내는 습관까지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업무나 TV 시청 중 자세를 바꾸고 잠시 움직이는 시간을 마련하는 식으로 생활을 조정할 수 있다. WHO는 모든 연령에서 좌식 시간을 줄이고 신체활동으로 대체하도록 권고한다.
건강한 노후를 위한 운동은 기록을 높이는 경쟁보다 생활을 유지하는 준비에 가깝다. 오늘 얼마나 걸었는지와 함께 몸을 지탱할 힘을 기르고 있는지, 하루 중 움직일 기회가 충분한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신에게 맞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생활이 건강한 노화를 위한 실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