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분제를 먹기 시작한 뒤 속이 쓰리거나 메스껍고, 며칠째 변이 잘 나오지 않아 철분제 복용법을 다시 검색해 본 사람이 적지 않다. 철분은 빈혈 치료와 예방에 흔히 쓰이는 영양제지만 먹는 시간과 방법에 따라 흡수율과 위장 반응이 크게 달라진다. 언제, 무엇과 함께 먹어야 속이 편하면서도 효과를 볼 수 있는지 짚어본다.
질병관리청 등 보건당국에 따르면 철분결핍성빈혈은 국내에서 흔한 영양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월경이 있는 여성, 임신부, 성장기 청소년, 채식 위주 식단을 오래 유지한 사람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어지럼증, 쉽게 피곤함, 손발이 차고 창백해 보이는 증상이 있다면 혈액검사로 철분 수치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철분은 원래 빈속에서 흡수율이 가장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식전 복용을 권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공복에 먹으면 속쓰림, 메스꺼움 같은 위장 부작용이 심해지는 사람도 있어, 이런 경우에는 식사 직후나 가벼운 간식과 함께 복용해 흡수율은 다소 낮아지더라도 꾸준히 먹는 편이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비타민C는 철분 흡수를 돕는 대표적인 성분으로 꼽힌다. 오렌지주스나 비타민C가 든 음료와 함께 먹거나, 식사에 채소와 과일을 곁들이면 흡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철분제를 물 대신 다른 음료와 함께 삼키는 습관은 흡수율을 떨어뜨릴 수 있어 되도록 미지근한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비타민C와 함께 먹으면 흡수 도움 [그림=메디닉스DB]
커피, 녹차, 홍차에 들어 있는 탄닌 성분과 우유·치즈 같은 유제품의 칼슘은 철분 흡수를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칼슘제나 제산제, 갑상선약 등 다른 약물과 함께 먹어도 흡수가 줄어들 수 있으므로, 이런 음식이나 약물과는 최소 두 시간 정도 간격을 두고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용 시간대에 대해서는 매일 한 번 먹는 방식과 하루걸러 한 번씩 먹는 방식 모두 흡수와 순응도 측면에서 연구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격일 복용이 위장 부담을 줄이면서도 총 흡수량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보고돼, 의료진이 환자 상태에 따라 복용 간격을 조절하기도 한다는 점이 알려져 있다.
철분제를 먹으면 대변 색이 검게 변하는 경우가 흔한데, 이는 대개 정상적인 반응으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변비, 복부 팽만감, 메스꺼움 같은 위장 증상이 심하다면 물을 평소보다 충분히 마시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함께 챙겨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임신부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다른 약을 복용 중인 사람은 철분제를 임의로 선택해 먹기보다 의료진과 상담한 뒤 용량과 복용 시기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철분 결핍 정도에 따라 필요한 용량이 다르고, 특정 질환자는 철분 과다가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정기 검진으로 복용 여부 확인해야 [그림=메디닉스DB]
철분은 몸에 필요 이상으로 쌓이면 간이나 심장 등 장기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빈혈 증상이 나아졌다고 느껴져도 자의적으로 용량을 늘리거나, 반대로 증상이 좋아졌다며 임의로 오래 끊었다가 다시 먹는 식의 불규칙한 복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보통 철분제는 수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한 뒤 혈액검사로 수치가 정상 범위에 도달했는지 확인하고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 증상이 사라졌다고 곧바로 복용을 멈추면 저장철이 충분히 채워지지 않아 다시 빈혈이 재발할 수 있어, 의료진이 안내하는 기간까지 복용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에서는 철분제를 정해진 시간에 맞춰 물과 함께 삼키고, 차나 커피, 유제품과는 시간 간격을 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실천하기 좋은 방법이다. 극심한 위장 통증, 검은 변과 함께 어지럼증이나 실신이 동반되거나, 몇 주간 복용해도 피로감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원인을 다시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