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의 입 냄새가 심해지거나 잇몸에 작은 혹이 보이면 치석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사료를 계속 먹고 산책도 잘하면 동물병원 방문을 미루기도 한다. 하지만 입안의 변화는 겉으로 보이는 크기와 생활 모습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구강질환에 따른 불편인지, 조직검사가 필요한 종괴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미국 코넬대학교는 지난 8월 18일 반려견의 특정 구강종양을 더 정확히 구별하고 약물치료 가능성을 탐색한 연구를 소개했다. 대상은 개 극세포성 법랑모세포종과 구강 편평세포암종이다. 두 종양은 일부 특징이 비슷하지만 성격과 치료 방향이 다르다. 연구진은 종양 조직의 세포를 정밀하게 분석해 감별에 활용할 수 있는 특징을 찾았다.
여기서 보호자가 알아둘 점은 양성종양이라고 해서 주변 조직에 영향이 없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개 극세포성 법랑모세포종은 일반적으로 다른 장기로 전이하지 않지만 주변 잇몸과 턱뼈를 침범할 수 있다. 반면 악성 구강종양은 종류에 따라 주변 조직을 파괴하거나 림프절과 다른 장기로 퍼질 수 있다. 입안에 생긴 혹을 모양만 보고 양성 또는 악성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관찰할 변화는 잇몸의 혹에 한정되지 않는다. 평소보다 심해진 구취, 침 흘림, 입안의 출혈, 씹기 어려워하는 모습, 얼굴의 붓기 등이 단서가 될 수 있다. 물그릇이나 장난감에 피가 묻어 있는지, 먹는 양이나 먹는 방식이 달라졌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증상은 다른 치과질환에서도 생길 수 있어 곧바로 암을 뜻하지는 않지만, 반복된다면 원인 확인이 필요하다.
동물병원에서는 구강검진과 함께 필요에 따라 조직을 채취해 현미경으로 확인한다. 조직검사는 종양의 종류와 성격을 판단하고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중요하다. 병변이 뼈로 얼마나 이어졌는지 살피기 위해 치과 방사선검사나 CT 등을 시행할 수 있고, 악성종양이 의심되면 림프절과 흉부 등을 평가하기도 한다. 모든 반려견에게 같은 검사 조합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코넬대 연구에서는 네라티닙이라는 기존 약물이 실험에 사용된 종양 조직의 성장을 억제하는 결과도 관찰됐다. 연구진은 향후 반려견 대상 임상시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모든 구강종양을 약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특정 종양을 대상으로 얻은 실험 결과이며 실제 환자에서의 효과와 안전성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현재 치료는 종양의 종류와 위치, 침범 범위, 전신 상태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수술이 중요한 치료 방법이며 상황에 따라 방사선치료나 다른 치료를 함께 검토할 수 있다. 턱뼈가 관련돼 있다고 곧바로 치료를 포기하거나, 반대로 눈에 보이는 혹만 제거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와 식사 기능, 회복 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상담해야 한다.
집에서는 평소 양치와 구강관리를 하면서 이전에 없던 덩어리나 낫지 않는 상처를 살펴보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통증이 있거나 만지는 것을 거부하면 입을 억지로 벌려 확인하려 하지 말고 진료를 받는 편이 안전하다. 사진을 남길 수 있다면 발견 시점과 변화를 기록하되, 기록을 위해 방문을 늦출 필요는 없다. 구강관리는 치아 표면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일과 함께 잇몸과 식사 행동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