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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없는 지방간도 안심 못 한다, 심근경색·심부전 위험과 연관

성인 31만8천여 명 추적 분석, 지방 축적·섬유화·간 기능 저하 겹칠수록 심혈관질환 위험 높아져

메디닉스 정다빈기자|입력 |조회 0
증상 없는 지방간도 안심 못 한다, 심근경색·심부전 위험과 연관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소견을 받고도 특별한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연구에서는 겉으로 뚜렷한 간 질환이 나타나지 않은 단계에서도 간의 지방 축적과 섬유화, 기능 저하가 향후 심근경색과 심부전, 심방세동,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9월 7일 유럽심장학회 공식 학술지 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연구 시작 당시 임상적으로 확인된 간 질환이나 심혈관질환이 없었던 성인 31만8,308명을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진은 지방간지수인 FLI를 통해 간에 지방이 축적됐을 가능성을 평가하고, FIB-4 지수를 이용해 간 섬유화 위험을 분석했다. 여기에 알부민과 빌리루빈을 이용한 ALBI 점수를 통해 간 기능 저하 여부도 함께 살펴봤다. 이후 심근경색, 심부전, 심방세동, 허혈성 뇌졸중,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발생 여부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 간의 지방 축적과 섬유화, 기능 저하를 나타내는 지표가 좋지 않을수록 새로운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특히 단일 지표만 이상한 경우보다 여러 간 건강 지표가 동시에 나빠진 사람에서 위험이 더욱 높게 나타났다.

지방간은 과거 단순히 간에 지방이 쌓이는 문제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복부비만 등과 밀접하게 연결된 대사질환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라는 명칭 대신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인 MASLD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국내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확인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활용해 국내 성인 21만1,881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MASLD가 있는 사람에서 급성관상동맥증후군과 심근경색으로 혈관재개통술을 받을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관성은 생활습관과 사회경제적 요인, 기존 심혈관 위험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유지됐다.

지방간 자체는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을 만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서는 피로감이나 오른쪽 윗배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건강검진 혈액검사나 복부 초음파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문제는 증상이 없다고 해서 간과 심혈관계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특히 비만이나 복부비만,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높은 중성지방이나 LDL 콜레스테롤을 가진 사람이라면 간 건강과 심혈관 위험을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 최근 심혈관·신장·대사질환 관리 지침에서도 대사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에게 지방간과 간 섬유화 위험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지방간이 직접적으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간 건강 악화와 심혈관질환이 비만, 인슐린 저항성, 만성 염증 등 공통된 대사 이상을 공유하기 때문일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건강검진에서 지방간이나 간 수치 이상을 지적받았다면 술을 줄이는 것만으로 끝내기보다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체중과 허리둘레까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방간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거나 당뇨병·비만 등 대사 위험요인이 함께 있다면 간 섬유화 위험 평가가 필요한지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증상이 없는 지방간 역시 몸이 보내는 대사 건강의 경고 신호일 수 있다. 간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결국 심장과 혈관 건강을 함께 지키는 과정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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