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진단을 받으면 심장이 더 빨리 뛸까 걱정해 산책이나 운동부터 줄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몸을 움직이는 일을 일괄적으로 피하는 것이 관리의 정답은 아니다. 최근 발표된 임상시험은 환자 상태에 맞춰 지도하고 장기간 이어가는 운동이 심방세동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유럽심장학회(ESC)는 지난 8월 30일 연례학술대회에서 노르웨이 연구진의 NEXAF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에는 비영구형 심방세동이 있고 평소 신체활동이 권고량보다 적은 환자 295명이 참여했다. 평균 나이는 64세였다. 연구진은 참여자를 1년간 맞춤 운동을 하는 집단과 통상 진료를 받는 집단으로 무작위 배정해 비교했다.
운동 집단은 초기 4~6주 동안 전문가가 감독하는 고강도 운동을 8회 진행한 뒤, 스마트워치와 앱 등을 활용한 원격 관리를 이어갔다. 모든 참여자에게 삽입형 심장 모니터를 사용해 심방세동이 나타나는 시간을 추적했다. 전체 관찰 시간 중 심방세동이 차지한 비율은 운동 집단 3.9%, 비교 집단 7.1%로, 운동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45% 낮았다.
이는 운동으로 심방세동 환자의 45%가 완치됐다는 의미가 아니다. 두 집단 사이 심방세동 관련 삶의 질 점수 차이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번 결과는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특정 환자군의 시험 결과로, 모든 유형의 심방세동이나 개인의 운동 효과를 동일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전문가의 감독 없이 고강도 운동을 시작해도 된다는 근거로 해석해서도 안 된다.
심방세동은 심장 윗부분인 심방의 전기 신호가 불규칙해지면서 맥박이 고르지 않게 뛰는 부정맥이다. 두근거림과 숨참, 피로, 어지럼이 나타날 수 있지만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심장 안에서 생긴 혈전이 뇌혈관을 막는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불편감의 크기와 별개로 위험도를 평가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현재 치료의 중심은 환자의 위험도에 따른 뇌졸중 예방과 심박수·심장 리듬 조절이다. 필요하면 항응고제나 리듬 조절 약물을 사용하고, 상태에 따라 시술 등을 고려한다. 운동 뒤 두근거림이 줄었거나 스마트워치 기록이 좋아졌더라도 처방약을 임의로 줄여서는 안 된다. 증상의 변화는 치료 반응을 살피는 단서이며, 약물 유지 여부는 진료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운동 계획은 평소 활동량과 동반 질환, 현재 증상이 얼마나 조절되는지에 맞춰 세우는 것이 좋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규칙적인 운동을 권장하면서도 지나치거나 과도하게 힘든 운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진료 시 가능한 운동 종류와 시작 강도, 불편감이 생겼을 때 중단 기준을 확인하면 불안 때문에 활동을 모두 포기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운동 강도를 손목 기기의 심박수 하나로 결정하는 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영국심장재단은 불규칙한 리듬에서 기기의 측정이 부정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의료진이 제시한 범위 안에서 대화가 가능한지, 숨참이나 어지럼이 새로 생기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활동 중 흉통이나 실신, 심한 호흡곤란이 발생하면 즉시 운동을 멈추고 응급 평가를 받아야 한다.
장기 관리에서는 운동 외에도 체중과 음주, 수면, 흡연 등 생활 요인을 함께 점검한다. 움직임을 무조건 두려워하거나 운동만으로 치료를 대신하려 하기보다, 자신의 상태에 맞는 활동을 진료 계획에 포함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어떤 활동을 얼마나 했고 증상이 언제 나타났는지 기록해 공유하면 다음 운동 목표와 치료 계획을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