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아메리카노에 점심 식사 후 커피, 오후에는 졸음을 쫓기 위한 에너지음료가 더해진다. 커피를 두 잔만 마셨다고 생각해도 하루 카페인 섭취량은 예상보다 많을 수 있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려면 잔 수뿐 아니라 제품별 함량과 마신 시각, 몸의 반응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미국심장협회(AHA)는 지난 7월 20일 학술지 ‘서큘레이션’에 발표한 과학적 성명에서 카페인과 심혈관 건강에 관한 연구를 종합했다. 대부분의 성인에서 하루 400㎎까지의 섭취는 대체로 안전한 범위로 평가됐지만, 고용량 카페인과 에너지음료는 혈압 상승이나 부정맥 위험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개인별 치료지침이 아니라 현재까지의 근거를 정리한 성명이다.
이 수치를 하루에 채워야 하는 목표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와 분해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평소 커피를 잘 마시지 않거나 특정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적은 양에도 불면, 불안, 두근거림을 경험할 수 있다.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임신·수유 중인 경우에는 일반 성인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의료진과 섭취량을 상의해야 한다.
커피와 건강의 관계를 해석할 때도 구분이 필요하다. 일부 연구에서 커피 섭취는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와 연관됐지만, 관찰연구만으로 커피가 질환을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커피에는 카페인 이외의 성분도 들어 있어 관찰된 결과를 모두 카페인의 효과로 설명하기 어렵다. 평소 마시지 않던 사람이 건강을 위해 커피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실제 섭취량을 계산할 때는 컵의 크기와 추가한 에스프레소 샷 수부터 확인하는 편이 좋다. 같은 아메리카노라도 매장과 제조 방식에 따라 카페인 함량이 달라진다. 커피 외에 차, 콜라, 초콜릿, 에너지음료에 들어 있는 카페인도 합산해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제품 표시를 살피고, 함량이 불분명하면 제조사나 판매처에 확인하도록 안내한다.
디카페인으로 바꾸면 카페인 섭취를 줄일 수 있지만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카페인에 예민한 사람은 디카페인 제품도 마시는 양과 시간을 살필 필요가 있다. 당이나 시럽을 많이 넣은 커피는 카페인과 별개로 식사 전체의 당류와 열량에 영향을 주므로, 음료를 고를 때는 여러 성분을 함께 보는 것이 좋다.
잠이 부족해 커피를 더 마시는 생활이 반복된다면 마지막으로 카페인을 섭취한 시각을 기록해볼 만하다. 늦은 시간의 카페인이 잠드는 것을 방해하고, 다음 날 피로 때문에 다시 섭취량을 늘리는 순환이 생길 수 있다. 메이요클리닉은 카페인으로 수면 부족을 버티는 습관이 오히려 수면 문제를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오후와 저녁 섭취를 줄인 뒤 수면 변화를 살피는 방식으로 자신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매일 마시던 커피를 줄일 때는 갑자기 끊기보다 양을 서서히 낮추는 편이 두통이나 피로 같은 금단 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한 잔의 용량을 줄이거나 일부를 디카페인으로 바꾸는 방법도 있다. 섭취 후 두근거림이나 불면이 반복된다면 단순히 허용량 이하라는 이유로 계속 마시기보다, 마신 제품과 양을 정리해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