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아기가 특별한 증상 없이 지내다가 뒤늦게 희귀유전질환 진단을 받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질병관리청은 7일 전장유전체 분석을 활용해 신생아 시기부터 희귀유전질환을 조기에 찾아내는 연구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생아 유전체 선별검사 연구에 참여할 대상자 모집을 시작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생후 28일 이내 일반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다. 특정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가 아니라 건강해 보이는 신생아를 포함해 폭넓게 검사함으로써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희귀유전질환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상이 되는 유전자는 780여 개에 이른다.
연구는 2028년까지 이어지며 전국 6개 병원에서 진행된다. 이 기간 동안 모두 1800명의 신생아를 모집해 검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전장유전체 분석이 신생아 선별검사에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임상적 유용성을 검증하겠다고 설명했다.
희귀유전질환은 개별 질환으로 보면 발생 빈도가 낮지만 종류가 매우 다양해 전체적으로 보면 적지 않은 아이들이 영향을 받는다. 문제는 신생아 시기에는 특별한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부모나 의료진이 알아채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진단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가정도 흔하다.

신생아 시기 희귀유전질환은 발견이 쉽지 않다 [그림=메디닉스DB]
지금까지 국내 신생아 선별검사는 대사이상 질환 등 일부 항목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이번 연구에서 활용하는 전장유전체 분석은 한 번의 검사로 780여 개 유전자와 관련된 다양한 희귀질환을 폭넓게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 차이가 있다. 그만큼 놓치기 쉬웠던 질환까지 함께 확인할 여지가 생긴다.
희귀유전질환은 증상이 뚜렷해진 뒤에 발견되면 이미 신체 여러 기관에 영향을 미친 상태인 경우가 많다. 반면 증상이 나타나기 전 단계에서 진단이 이뤄지면 그만큼 이른 시점부터 경과를 관찰하고 필요한 관리를 시작할 수 있어 이후 아이의 건강과 발달에 도움이 될 여지가 있다.
연구 참여를 원하는 보호자는 전국 6개 참여 병원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대상은 생후 28일 이내의 일반 신생아로, 구체적인 참여 절차와 검사 방법은 각 병원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모집을 계기로 참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 6개 병원에서 검사와 모집이 진행된다 [그림=메디닉스DB]
검사는 신생아에게서 소량의 혈액을 채취해 유전체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목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고, 결과 통보와 사후 상담 절차 등 세부 사항은 참여 병원마다 다를 수 있어 사전에 충분히 안내받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연구에서 임상적 유용성이 확인되면 전장유전체 기반 선별검사를 앞으로 신생아 건강관리 체계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희귀질환을 더 이른 시기에 찾아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족 중 희귀유전질환을 앓은 사람이 있거나 임신 중 이상 소견이 있었던 경우라면 출산 전후로 소아청소년과 등 전문의와 미리 상담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신생아가 수유나 체중 증가에 어려움을 보이거나 근육 긴장도가 유독 낮은 등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면 자가 판단으로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