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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모를 실신, 14일 심전도 모니터링이 숨은 부정맥 발견률 높였다

영국 45개 병원 2200여 명 무작위시험, 부정맥 발견 22% 대 9%, 실신 재발 자체는 유의한 차이 없어

메디닉스 정다빈기자|입력 |조회 0
원인 모를 실신, 14일 심전도 모니터링이 숨은 부정맥 발견률 높였다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의식을 잃었다가 잠시 뒤 회복하는 실신은 비교적 흔하게 경험할 수 있는 증상이다. 탈수나 급격한 혈압 저하처럼 비교적 가벼운 원인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일부에서는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부정맥이 원인일 수 있어 반복되는 실신을 단순한 피로나 빈혈 정도로 넘겨서는 안 된다.

최근 응급실 검사에서도 원인을 찾지 못한 실신 환자에게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장기간 심전도를 기록하면 숨어 있던 부정맥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연구진이 진행한 ASPIRED 임상시험 결과는 2026년 8월 30일 국제학술지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공개됐다. 연구진은 영국 45개 병원 응급실을 방문했지만 초기 검사에서 실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성인을 대상으로 즉시 14일간 활동심전도 검사를 시행하는 방법과 기존 진료 방식을 비교했다. 총 2234명이 무작위 배정됐으며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58.3세였다.

검사에 사용된 장치는 몸에 부착해 생활하면서 심장 박동을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소형 심전도 모니터였다. 분석 결과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부정맥이 확인된 비율은 조기 모니터링군에서 22%, 기존 진료군에서 9%로 나타났다. 진단까지 걸린 기간도 중앙값 기준 각각 22일과 55일로 조기 모니터링군에서 짧았다.

부정맥이 보다 많이 발견되면서 실제 치료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심박조율기 삽입은 모니터링군에서 6.8%, 기존 진료군에서 4.6% 시행됐고 항부정맥제 치료 역시 각각 10.8%와 7.3%로 모니터링군에서 많았다. 연구 결과는 한 번의 심전도 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부정맥은 일상생활 중 장기간 관찰해야 발견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14일 심전도 검사가 실신 자체를 줄였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연구의 주요 평가항목이었던 1년 동안의 실신 횟수는 모니터링군 평균 1.37회, 기존 진료군 1.58회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즉 검사를 빨리 시작하면 부정맥을 더 많이 발견하고 진단 시점을 앞당길 수 있었지만 실신 재발을 감소시킨 효과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실신은 뇌로 향하는 혈류가 순간적으로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의식 소실이다. 일반적으로 수십 초 안에 의식을 되찾는 경우가 많지만 어떤 상황에서 실신했는지가 원인을 판단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특히 운동 중 의식을 잃거나 누워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실신한 경우, 실신 전후 가슴 통증이나 심한 두근거림이 동반된 경우에는 심장질환이나 부정맥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의식을 쉽게 회복하지 못하거나 말하기와 움직임에 이상이 생긴 경우, 심한 경련이나 외상이 동반됐다면 즉각적인 의료 평가가 필요하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 NHS 역시 이러한 증상을 응급 평가가 필요한 실신의 주요 위험 신호로 안내하고 있다.

반복되는 실신 환자에서는 발생 직전의 상황도 중요하다. 장시간 서 있었는지, 갑자기 자세를 바꿨는지, 두근거림이 먼저 발생했는지, 운동 중이었는지 등을 기억해 의료진에게 설명하면 원인 감별에 도움이 된다. 복용 중인 혈압약이나 심장약 등 약물 정보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가 보여주는 핵심은 모든 실신 환자에게 장기간 심전도 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다. 응급실의 기본 검사에서 원인을 찾지 못했더라도 반복적인 실신이나 심장성 원인이 의심되는 환자라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부정맥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평가가 중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잠깐 정신을 잃었다가 바로 괜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반복되는 실신을 방치하지 않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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