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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드는 시간 매일 들쭉날쭉하다면, 충분히 자도 수면건강 흔들릴 수 있다

9만5819명 수면 데이터 분석, 만성적인 불규칙 수면군에서 수면 효율 저하와 고혈압 연관성 확인

메디닉스 도현정기자|입력 |조회 0
잠드는 시간 매일 들쭉날쭉하다면, 충분히 자도 수면건강 흔들릴 수 있다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평일에는 자정 전에 잠들지만 주말에는 새벽까지 깨어 있고, 피곤한 날에는 저녁 일찍 잠드는 생활. 충분한 수면시간만 확보하면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잠드는 시간과 수면시간이 반복적으로 크게 달라지는 생활 역시 건강 관리에서 살펴봐야 할 요소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플린더스대학교를 비롯한 국제 연구진은 전 세계 성인 9만5819명의 수면 데이터를 약 20개월 동안 분석해 수면의 규칙성과 수면 건강, 혈압 사이의 관계를 살폈다. 연구 결과는 2026년 8월 국제학술지 Journal of Sleep Research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짧은 기간의 설문조사가 아니라 침대 아래 설치하는 수면 센서에서 장기간 축적된 데이터를 이용해 실제 생활 속 수면 패턴을 추적했다.

분석에서는 한 달 동안 수면시간의 변동 폭이 90분 이상이고 수면 중간 시점의 변동 폭이 60분 이상인 경우를 불규칙한 수면 패턴으로 분류했다. 전체 관찰 기간 가운데 약 20%가 이러한 불규칙 수면 기준에 해당했다. 단순히 몇 번 늦게 잠든 것이 아니라 잠드는 시간과 수면시간의 변동이 생활습관으로 굳어진 사람이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주목할 부분은 이러한 불규칙성이 장기간 이어졌을 때 나타난 차이다. 관찰 기간의 75% 이상에서 불규칙한 수면을 보인 사람들은 비교적 규칙적으로 수면을 유지한 사람보다 수면 효율이 약 8% 낮았고, 잠든 뒤 다시 깨어 있는 시간은 평균 40분 더 길었다. 고혈압과 관련해서도 만성적으로 수면이 불규칙한 집단에서 고혈압 가능성이 46%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다만 관찰연구 특성상 불규칙한 수면이 고혈압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번 흐트러진 수면 습관이 쉽게 정상화되지 않을 가능성도 확인됐다. 불규칙한 수면이 6개월 연속 지속된 경우 이후에도 같은 패턴이 이어질 가능성이 80%를 넘었다. 야근과 교대근무, 늦은 스마트폰 사용처럼 잠드는 시간이 반복적으로 달라지는 생활을 장기간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생활 속에서는 무조건 일찍 자는 것보다 자신의 일정에 맞는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정하고 큰 변동 없이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주말에 부족한 잠을 보충하더라도 평일보다 지나치게 늦게 잠들거나 늦잠을 자면서 수면 리듬을 크게 흔드는 습관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수면 규칙성만으로 모든 건강 문제를 설명할 수는 없다. 수면무호흡증이나 불면증, 우울감, 약물 복용, 음주, 교대근무 등 여러 요인이 수면과 혈압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분히 자는데도 낮 동안 심한 졸림이 지속되거나 코골이와 무호흡, 잦은 각성이 반복된다면 생활습관 문제로만 판단하기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가 보여주는 핵심은 단순하다. 건강한 수면은 몇 시간을 잤는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는 습관 역시 수면의 질과 장기적인 건강을 평가할 때 함께 살펴야 할 중요한 생활 지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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