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행지역을 다녀온 뒤 원인 모를 고열이나 출혈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간간이 발생하면서 현장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이 요구돼 왔다. 질병관리청은 2일 에볼라를 비롯한 바이러스성출혈열의 국내 유입과 환자 발생에 대비해 바이러스성출혈열 대응지침을 개정하고 관련 기관에 배포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대응 절차를 더욱 촘촘하게 정비한 것이 특징이다. 질병관리청은 입국자 관리 단계부터 검사, 이송에 이르기까지 기관별 대응 절차를 구체적으로 다듬어 현장의 혼선을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성출혈열은 에볼라바이러스 외에도 마버그, 라싸열 등 여러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고열과 함께 출혈 경향을 동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질환군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아프리카 등 특정 지역에서 유행하며 해외 교류가 늘어난 만큼 국내 유입 가능성도 함께 관리해야 하는 대상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아직 확진 사례가 드문 편이지만 해외 유행지역을 다녀온 여행객이나 의료봉사자 등을 통해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검역 단계에서부터 의심 증상을 조기에 걸러내고 뒤이은 진료와 격리, 검사 과정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체계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개정된 지침에는 해외에서 입국하는 사람에 대한 관리 절차가 한층 구체화됐다. 발열 등 의심 증상이 확인되면 검역 단계에서부터 역학조사와 격리조치가 신속히 이뤄지도록 하고 관할 보건소와 의료기관 간 연락 체계를 명확히 해 현장에서 판단이 지체되지 않도록 했다는 것이 질병관리청의 설명이다.

입국자 관리 절차 한층 촘촘해져 [그림=메디닉스DB]
검사와 이송 절차도 손질됐다. 의심 환자가 확인되면 지정된 의료기관으로 신속히 이송하고 검체 채취와 검사 의뢰 절차를 표준화해 진단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도록 했다. 아울러 이송 과정에서 의료진과 구급대원의 감염 예방수칙도 함께 명시해 현장 안전을 함께 챙기도록 했다.
이번 개정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임산부와 신생아에 대한 관리 기준이 새로 마련되거나 보완됐다는 점이다. 임산부와 신생아는 감염병에 노출됐을 때 일반 성인과 다른 임상 경과를 보일 수 있어 별도의 관찰과 진료 기준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질병관리청은 이번에 개정된 지침을 각 지자체와 의료기관, 검역소 등에 배포해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관련 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지침이 실제 현장 대응 능력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전했다.

검사·이송 체계도 함께 정비 [그림=메디닉스DB]
바이러스성출혈열은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일단 발생하면 신속한 초기 대응이 확산 여부를 좌우할 수 있어 관계 기관의 협조와 함께 국민 개개인의 관심도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여행 전 유행 지역 정보를 미리 확인하는 습관이 예방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아프리카 등 바이러스성출혈열 유행지역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출발 전 최신 발생 정보를 확인하고 현지에서는 야생동물 접촉이나 환자와의 밀접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귀국 후 일정 기간 안에 원인 모를 고열이나 출혈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의료기관을 찾기보다 질병관리청 콜센터 1339 등에 먼저 연락해 안내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