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중에도 자꾸 딴생각이 들고, 방금 들은 지시를 까먹고, 책상 위 서류를 어디 뒀는지 몰라 한참을 헤맨 경험이 잦다면 한 번쯤 ADHD 증상이 아닐까 검색해본 사람이 많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불리는 이 질환은 어린이만의 문제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성인이 되어서야 스스로 의심하고 병원을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
ADHD는 주의력을 유지하기 어렵고 충동적인 행동이나 과잉행동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신경발달장애다. 보통 어린 시절에 증상이 시작되지만 절반 가까이는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산만하거나 부주의한 성격과는 달리 일상생활과 학업, 직장생활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증상은 부주의함이다. 세부적인 것을 놓쳐 실수가 잦고, 대화 중에도 다른 생각에 빠져 상대방의 말을 놓치는 일이 반복된다. 지시를 따르다가도 중간에 흐름을 잃고,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거나 약속과 일정을 깜빡 잊는 일이 잦다면 부주의형 ADHD 증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 다른 축은 과잉행동과 충동성이다.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기 힘들어 손발을 계속 움직이거나, 대화 중 상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끼어드는 경우가 많다. 순서를 기다리는 상황을 유난히 힘들어하고, 생각 없이 말을 내뱉거나 즉흥적으로 행동해 후회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도 흔히 나타나는 특징이다.

과잉행동과 충동성도 ADHD의 주요 특징 [그림=메디닉스DB]
성인의 경우 소아기와 증상이 다른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겉으로 뛰어다니는 과잉행동보다는 마음이 늘 조급하고 안절부절못하는 느낌, 시간 관리와 우선순위 설정의 어려움, 마감을 지키지 못해 반복되는 지각과 업무 지연 등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작은 자극에도 쉽게 짜증을 내는 것도 성인 ADHD에서 흔한 모습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의 신경전달물질 조절 이상과 유전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모나 형제 중 ADHD 진단을 받은 사람이 있으면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며, 임신 중 흡연이나 조산, 저체중 출생 등도 관련 위험 요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집중력이 떨어지고 깜빡깜빡한다고 해서 모두 ADHD는 아니다. 수면 부족이나 만성 피로, 과도한 스트레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자가 진단만으로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하다. 인터넷에 떠도는 체크리스트는 참고 자료일 뿐 진단 도구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는 참고 자료일 뿐 [그림=메디닉스DB]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면담과 표준화된 심리검사가 필요하다. 소아의 경우 부모와 교사가 관찰한 행동 패턴을, 성인의 경우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증상의 흐름을 함께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 관련 학회는 증상이 가정과 학교 또는 직장 등 두 가지 이상의 환경에서 나타나야 진단에 참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ADHD는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관리하면 학업이나 직장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반대로 방치하면 자존감 저하, 대인관계 갈등,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동반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증상이 의심되면 미루지 말고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상에서는 할 일을 목록으로 적어두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습관,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시간 유지, 스마트폰 등 방해 요소를 줄이는 환경 조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집중이 안 되고 산만한 상태가 몇 달째 계속되면서 학업이나 업무, 인간관계에까지 지장을 주고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