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 반려견을 쓰다듬다가 목덜미나 엉덩이 부근에서 축축하고 붉게 짓무른 상처를 발견했다면 핫스팟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급성 습윤성 피부염으로도 불리는 이 질환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세균이 빠르게 번식하면서 하루 이틀 사이에도 상처 범위가 눈에 띄게 넓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핫스팟은 피부 표면에 국한된 세균 감염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상태를 말한다. 처음에는 작은 발적이나 가려움으로 시작하지만 반려견이 해당 부위를 계속 핥거나 긁으면서 피부 장벽이 손상되고, 그 틈으로 세균이 침투해 진물과 딱지, 악취를 동반한 상처로 빠르게 번진다.
여름철에 핫스팟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높은 기온과 습도 때문이다. 털 안쪽 피부에 땀과 습기가 오래 머물면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물놀이나 목욕 후 털을 충분히 말리지 않은 채로 두면 피부가 눅눅한 상태로 유지되면서 염증이 촉발되기 쉽다.
핫스팟은 벌레에 물리거나 알레르기 반응, 외이염 등으로 가려움이 생겼을 때 반려견이 참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긁거나 핥는 과정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나 지루함으로 인한 과도한 그루밍 습관도 특정 부위 피부를 자극해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려움에 반복해서 긁으면 피부 손상 위험 커져 [그림=메디닉스DB]
주로 목과 귀 주변, 엉덩이, 꼬리 아래, 다리 접히는 부분 등 털이 두껍거나 통풍이 잘 되지 않는 부위에서 발생한다. 털이 길고 두꺼운 대형견이나 피부에 주름이 많은 견종은 습기가 오래 머무르기 쉬워 상대적으로 핫스팟에 취약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동전만 한 크기로 시작하지만 방치하면 손바닥만큼 넓어지기도 한다. 상처 부위는 털이 빠지고 표면이 축축하며 만졌을 때 반려견이 통증을 느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흔하다. 진행 속도가 빠른 만큼 발견 즉시 관리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습진이나 곤충 물림 자국과 비슷해 보일 수 있어 보호자가 판단을 미루다가 상처가 커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비슷해 보이는 다른 피부질환과 구별하려면 진행 속도와 냄새, 통증 정도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정에서는 상처 주변 털을 짧게 정리해 통풍이 잘 되도록 하고 부위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반려견이 스스로 핥거나 긁지 못하도록 목 카라 등을 활용해 자극을 막아주는 것이 필요하며, 임의로 사람용 연고나 소독약을 바르는 것은 삼가야 한다.

상처 커지면 지체 없이 동물병원 진료 받아야 [그림=메디닉스DB]
상처가 빠르게 넓어지거나 진물과 냄새가 심해지고 반려견이 극심한 통증을 보인다면 동물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수의사는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필요에 따라 항생제나 소염제를 처방하며, 재발을 막기 위해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나 귀 질환을 함께 확인하기도 한다.
질병관리청과 대한수의사회 등에서는 여름철 반려동물의 피부와 귀 상태를 주기적으로 살펴볼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물놀이나 산책 후에는 젖은 털을 방치하지 말고 드라이어로 충분히 말려주는 습관이 핫스팟 예방에 도움이 된다.
평소 정기적으로 빗질을 해 죽은 털을 제거하고 피부 통풍을 유지하며, 벼룩과 진드기 예방을 꾸준히 하는 것도 핫스팟 발생 위험을 낮추는 방법이다. 반려견이 특정 부위를 유난히 자주 긁거나 핥는다면 상처로 번지기 전에 미리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