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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의약품 중 가장 쉽게 손에 닿는 것이 안약이다. 눈에 뭔가 들어간 것 같거나 충혈, 건조함이 느껴질 때 습관처럼 꺼내 드는 점안제. 하지만 이처럼 자주 쓰이는 안약조차 대다수 사람들은 유통기한 개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약국이나 병원에서도 안약은 사용 후 오래도록 서랍 속에 방치되기 일쑤다. 겉면에 인쇄된 '유통기한'이 1년 이상 남아 있으면 당연히 써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점안제는 개봉한 순간부터 유통기한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안전기한'이 적용된다. 대부분의 무방부제 점안제는 개봉 후 1일7일, 일반 점안제도 28일30일 이내 사용이 권장된다.

이는 안약이 무균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특수한 제형이기 때문이다. 안약 용기는 일단 개봉되면 외부 공기와 손, 눈꺼풀 주변의 미생물 등에 노출되며, 점차 오염될 수밖에 없다. 안약 내 방부제가 이를 일정 부분 막아주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효과가 떨어지고 세균이 번식할 위험이 커진다.

더 큰 문제는 상한 안약을 사용해도 눈에 자극이나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무방비 상태로 오래된 점안제를 쓰다 보면 만성 결막염, 각막염,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 당뇨병 환자, 렌즈 착용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보관 방법 역시 중요하다. 많은 이들이 안약을 냉장고에 넣으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부분적으로만 맞는 말이다. 냉장이 필요한 안약도 있지만, 대부분의 일반 점안제는 실온 보관을 권장한다. 냉장 보관이 오히려 점안제 내 성분의 물리적 변화를 일으켜 효과를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여름철 30도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는 서늘하고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장소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개봉일을 용기에 직접 기록하고, 4주가 지나면 버리는 습관을 들일 것을 권한다. 시중에는 개봉 후 하루만 사용하는 1회용 안약 제품도 많으므로, 사용 빈도가 낮은 사람이라면 이런 제품이 더 안전할 수 있다. 또 가족 구성원과 함께 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서로 다른 눈 상태와 세균 환경으로 인해 오히려 교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무심코 넣는 한 방울이 오히려 눈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낯설다. 하지만 점안제는 피부나 위장보다 훨씬 더 민감한 조직에 직접 닿는 제제인 만큼, 항생제보다도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눈은 한 번 손상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안약 하나도 신중히 다뤄야 할 필요가 있다.

약국에 들를 때 유통기한만 확인할 게 아니라, ‘개봉 후 며칠 안에 써야 하는지’까지도 확인해야 하는 시대다. 무심코 꺼내든 오래된 안약 하나가, 소중한 시력을 위협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