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나 가족이 우울증을 겪으면서도 어디서부터 도움을 구해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는 가정이 적지 않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이러한 상황을 그린 자살예방 캠페인 숏드라마 '아내가 우울증에 걸렸어요'가 2026 에피어워드에서 실버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에피어워드는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마케팅 효과성 시상식으로, 전 세계 기업과 기관이 출품한 캠페인이 실제로 어떤 사회적·상업적 성과를 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의적인 표현뿐 아니라 메시지가 대중의 인식과 행동 변화를 이끌어냈는지를 함께 심사하는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번 수상작은 전 세계 정부·공공기관이 출품한 캠페인 가운데 유일하게 파이널리스트 단계까지 올랐고, 최종 심사에서 실버상을 받는 성과로 이어졌다. 공공 정책을 알리는 콘텐츠가 국제 무대에서 소통 전략과 사회적 성과를 함께 인정받은 사례로 평가된다는 것이 복지부의 설명이다.
'아내가 우울증에 걸렸어요'는 배우자가 우울증을 겪는 상황을 소재로 한 숏드라마 형식의 자살예방 캠페인이다. 보건복지부는 이 콘텐츠에 670만 명에 이르는 국민이 공감을 표했다고 밝혔다. 짧은 영상 안에 우울증을 앓는 가족을 지켜보는 이의 심정을 담아낸 점이 폭넓은 호응을 얻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자살예방 캠페인 숏드라마 촬영 모습 [그림=메디닉스DB]
정부 정책 홍보가 딱딱한 안내문이나 포스터에 머물지 않고, 숏드라마라는 대중적인 형식을 빌려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자살예방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일상적인 부부의 이야기로 풀어내 거부감 없이 다가갔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가까운 가족의 우울증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평소보다 말수가 줄거나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좋아하던 일에도 흥미를 잃은 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면 우울증의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식욕이나 체중이 갑자기 변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런 변화를 알아챘을 때 가족이 섣불리 위로의 말을 건네거나 다그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태도가 먼저 필요하다는 조언이 많다. 문제 해결을 서두르기보다 곁에 있어준다는 신뢰를 주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혼자서 감당하기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가까운 정신건강복지센터나 병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살 위험에 대한 걱정이 든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으로 연락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다.

정신건강 상담을 받는 모습 [그림=메디닉스DB]
보건복지부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국민 눈높이에 맞춘 정신건강·자살예방 콘텐츠를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은 소통 전략을 다른 정책 홍보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우울증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부족한 경우가 많다. 가족 구성원이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이를 숨기기보다 함께 상의하고 도움을 청하는 태도가 회복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가족 중 우울감이 두 주 이상 이어지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해진다면 미루지 말고 정신건강의학과나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찾는 것이 좋다. 주변 사람의 작은 관심과 대화가 위기 상황을 막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