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낮에도 자주 잠을 자면 보호자는 게으르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람보다 많은 시간을 자는 것은 반려견에게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오히려 평소보다 잠자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거나 작은 소리에도 계속 깨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생활습관이 아니라 스트레스와 불안, 통증 등 건강 상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26년 국제학술지 Discover Animals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가정과 보호소, 보조견 환경에서 생활하는 반려견 77마리의 수면시간과 복지 상태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신체 건강과 심리 상태, 생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동물복지평가도구 AWAG 데이터를 활용했다. 분석 대상 가운데 62.3%는 하루 14시간보다 적게 잔다고 보고됐으며, 수면시간이 짧을수록 전반적인 복지 평가가 좋지 않은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눈에 띈 부분은 신체적 문제보다 심리 상태와의 연관성이었다. 짧은 수면은 두려움과 불안, 좌절을 자주 경험하는 것과 강한 연관성을 보였고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활동성과 이동성 등과도 관련이 있었다. 연구진은 잠이 부족해서 불안이 심해지는 것인지, 불안한 상태 때문에 제대로 잠들지 못하는 것인지는 이번 연구만으로 구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두 요인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가능성도 있다.
성견의 적절한 수면시간은 일반적으로 사람보다 훨씬 길다. 해당 연구는 기존 문헌을 근거로 성견이 하루 약 14시간에서 18시간가량 잠을 잘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낮잠을 많이 잔다고 무조건 건강 이상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 집 반려견이 평소 보이던 수면 패턴에서 변화가 생겼는지를 관찰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