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에 냉방기 아래서 하루를 보내다 보면 손발이 차갑고 저녁 무렵 다리가 붓는 느낌을 받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여름철에는 땀을 식히려 에어컨을 세게 틀다 보니 오히려 손발 끝 혈액순환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는 족욕이 여름에도 혈액순환과 부종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생활 관리법으로 다시 주목받는다.
족욕은 흔히 손발이 차가워지는 겨울철 건강관리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내 냉방이 강한 여름에는 오히려 더 필요할 수 있다. 냉방이 강한 사무실이나 매장에서 장시간 앉아 있으면 다리 근육이 잘 움직이지 않아 정맥의 혈액이 아래쪽에 고이기 쉽고, 이는 다리와 발목이 붓는 부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낮은 실내 온도가 더해지면 손발 끝 혈관이 수축돼 순환이 더 나빠진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면 국소적으로 혈관이 확장되면서 발과 다리로 향하는 혈류량이 늘어난다. 몸 전체 체온을 크게 올리지 않으면서도 하지 순환을 도울 수 있어 무더위에 온몸을 데우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도 비교적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발바닥과 발목 주변에는 정맥과 림프관이 모여 있어 이 부위를 따뜻하게 하면 정체된 혈액과 체액의 흐름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오래 서서 일하거나 하루 종일 냉방 속에서 앉아 근무하는 직장인, 다리가 잘 붓는 편인 중장년층에게는 저녁 시간 짧은 족욕이 하루 동안 쌓인 하지 피로를 덜어주는 생활 습관이 될 수 있다. 잠들기 전 몸이 이완되면서 수면의 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무더위로 잠들기 힘든 열대야 시기에도 시도해볼 만하다.

퇴근 후 짧은 족욕으로 하지 피로 풀기 [그림=메디닉스DB]
여름철 족욕을 할 때는 물 온도를 너무 높지 않게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38도에서 40도 안팎의 물이 적당하다고 설명하며, 물이 너무 뜨거우면 오히려 심장에 부담을 주거나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발목이 잠길 정도의 물에 15분에서 20분 정도 발을 담그는 것이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시간이다.
족욕을 하는 동안에는 미지근한 물을 조금씩 마셔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무더운 계절에는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땀이 날 수 있어 탈수를 예방하려면 수분 섭취를 함께 챙겨야 한다. 에어컨 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는 곳에서 족욕을 하면 체온 변화가 급격하지 않아 몸에 부담이 덜하다. 특히 실내외 온도 차이가 큰 여름철에는 급격한 체온 변화가 어지럼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천천히 적응하는 것이 좋다.
다만 모든 사람에게 족욕이 적합한 것은 아니다. 당뇨병으로 말초신경 감각이 둔해진 사람은 물 온도를 제대로 느끼지 못해 화상을 입을 위험이 있어 온도계를 이용해 미리 물 온도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발에 상처나 궤양, 감염이 있는 경우에도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족욕보다는 병원 진료를 우선해야 한다. 피부가 예민하거나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경우에는 물에 소금이나 첨가물을 넣지 않고 맑은 물로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발 감각 둔한 경우 물 온도 미리 확인해야 [그림=메디닉스DB]
심부전이나 신장질환으로 다리가 붓는 경우, 혹은 정맥류가 심한 경우에는 온열 자극이 오히려 붓기를 키울 수 있으므로 족욕에 앞서 담당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혈압이 있거나 족욕 도중 어지럼증, 두근거림이 느껴진다면 즉시 물에서 발을 빼고 시원한 곳에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 특히 무릎이나 발목 관절에 통증이 있는 경우 무리하게 다리를 구부려 담그기보다는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족욕을 마친 뒤에는 발가락 사이까지 물기를 꼼꼼히 닦아 습기가 남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무좀 등 곰팡이성 피부질환이 생기기 쉬운 여름철 특성상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후 보습제를 발라 피부 건조를 막고, 다리를 심장보다 약간 높은 위치에 올려 두면 정체된 혈액과 림프액이 더 잘 빠져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
족욕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생활 관리법이며, 다리 부종이 한쪽에만 나타나거나 통증과 열감을 동반하는 경우, 피부색이 붉거나 검게 변하는 경우에는 정맥혈전증 등 다른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족욕으로 지켜보지 말고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 평소 규칙적인 걷기와 스트레칭을 병행하면서 무더운 여름에도 하루 한 번 짧은 족욕으로 손발 혈액순환을 챙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