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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학술 리포트

같은 약도 장내세균 따라 다르게 듣는다, 맞춤형 처방 연구 활발

복용한 약이 사람마다 다르게 작용하는 이유 중 하나로 지목, 개인 맞춤 처방 위한 연구 늘어나

메디닉스 정하준기자|입력 |조회 0
AI세줄 요약
  • 장내세균이 약물 흡수·대사 과정에 관여해
  • 구성 따라 같은 약도 반응 달라질 수 있어
  • 임의로 약 용량 조절 말고 의사와 상담 필요

AI 기술로 자동 요약한 내용입니다.

약국에서 장내세균 이미지를 보며 약물을 확인하는 약사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메디닉스DB]

같은 용량의 약을 먹어도 사람마다 효과나 부작용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최근 이런 개인차의 원인 중 하나로 장에 사는 미생물, 즉 장내세균이 주목받고 있다. 약이 몸에 들어온 뒤 흡수되고 분해되는 과정에 장내세균이 관여한다는 연구가 늘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처방 연구도 함께 확산하는 추세다.

장내세균은 오래전부터 소화와 면역, 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가 경구로 복용한 약물이 소장과 대장을 지나는 동안 장내세균이 만들어내는 효소가 약물의 구조를 바꾸거나 분해하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약효가 강해지거나 약해질 수 있고,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일부 심장 질환 치료제나 파킨슨병 치료에 쓰이는 약물처럼 장에서 흡수되기 전 대사되는 성분의 경우, 특정 장내세균이 많고 적음에 따라 실제 몸에 흡수되는 약물의 양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같은 용량을 처방받아도 환자에 따라 혈중 농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이런 현상을 연구하는 분야를 학계에서는 약물유전체학에 이어 약물미생물체학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사람의 유전자뿐 아니라 장 속 미생물 구성까지 함께 살펴야 약물 반응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개념이다. 국내외 여러 연구기관에서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험실에서 장내세균 배양 접시를 살펴보는 연구원

약물미생물체학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림=메디닉스DB]

장내세균 구성은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 식습관, 항생제 복용 이력, 나이, 지역 등에 따라 우세한 균종이 달라지고, 이는 곧 약물 대사 능력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대한소화기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도 장내세균 구성이 개인의 건강 상태와 약물 반응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한 뒤 다른 약의 효과가 평소와 다르게 느껴졌다는 경험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항생제가 장내세균 구성을 크게 바꿔놓기 때문인데, 이 과정에서 특정 약물을 분해하던 세균이 줄어들면 그 약물이 몸에 더 많이 남거나, 반대로 더 빨리 사라질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복약 상담에서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다만 아직 장내세균 검사를 통해 개인별 약물 용량을 조정하는 방식이 임상 현장에서 표준화된 것은 아니다. 관련 연구는 활발하지만, 어떤 균이 어떤 약물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는 약물마다, 사람마다 편차가 커서 아직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는 부분이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규제기관도 이런 연구 동향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약사가 환자에게 약 복용법을 설명하는 모습

약물 반응은 전문가와 상담해 판단해야 [그림=메디닉스DB]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가 주목받는 이유는 같은 약을 먹어도 누구는 효과를 크게 보고 누구는 별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만 겪는 현상을 설명할 실마리가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관련 연구가 더 쌓이면 처방 전 장내세균 상태를 참고해 용량이나 약제를 조정하는 맞춤형 치료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일반인이 지금 당장 장내세균 검사 결과만으로 복용 중인 약을 임의로 줄이거나 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인 단계인 만큼, 약물 반응에 대한 판단은 의사나 약사와의 상담을 거치는 것이 안전하다.

평소 장 건강을 지키는 생활 습관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 불필요한 항생제 남용을 피하는 것이 장내세균 균형을 유지하는 데 좋다. 새로운 약을 복용하기 시작한 뒤 평소와 다른 효과나 부작용이 느껴진다면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병원이나 약국을 찾아 상담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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