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이어지는 날에는 야외에 나가지 않으면 온열질환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고령층에서는 집 안에서도 온열질환이 적지 않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냉방기기 사용과 수분 섭취, 가족의 안부 확인이 중요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2026년 5월 15일부터 8월 4일까지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모두 2441명이었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은 825명, 80세 이상은 300명이었다. 인구 10만 명당 환자 수는 80세 이상에서 12.5명으로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사망 피해에서도 초고령층의 비중이 컸다. 같은 기간 집계된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 21명 가운데 13명, 62%가 80세 이상이었다. 해당 통계는 8월 4일까지 신고된 잠정 집계지만 폭염에 고령층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발생 장소다. 전체 온열질환자 가운데 집에서 발생한 사람은 172명으로 7.0%였지만 80세 이상에서는 300명 가운데 54명, 18.0%가 집에서 발생했다. 비율로 보면 전체 연령보다 약 3배 높다. 고령자의 경우 한낮 외출이나 농작업을 피하는 것과 별개로 실내 온도를 적절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고령자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온열질환의 초기 변화를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려워 상태가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 특히 혼자 생활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경우 냉방기기가 있어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거나 전기요금 부담 때문에 사용을 줄이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주변의 확인이 필요하다.
폭염이 심한 날에는 갈증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물을 규칙적으로 마시고, 집 안에서도 냉방기기를 활용해 시원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권고된다. 다만 신장질환처럼 수분 섭취를 별도로 조절해야 하는 질환이 있다면 개인 상태에 맞는 의료진의 안내를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은 폭염 시 물을 자주 마시고 무더운 시간대에는 활동을 줄이며 시원한 환경에서 충분히 쉬도록 안내하고 있다.
가족이 고령 부모와 떨어져 생활한다면 폭염이 심한 날에는 단순히 전화로 안부를 묻는 것에서 한 단계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 물을 충분히 마시고 있는지, 무더운 시간대에 밭일이나 외출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온열질환 예방에서 중요한 것은 실외와 실내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장시간 높은 온도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특히 8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집이 언제나 안전한 공간이라는 생각보다 실내 온도와 수분 섭취, 냉방환경을 함께 관리하는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