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예전에는 쉽게 열던 페트병 뚜껑을 힘들어하거나 젖은 수건을 제대로 짜지 못한다면 단순히 나이가 들면서 손 힘이 조금 약해졌다고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손으로 물건을 쥐는 힘인 악력은 손 근육뿐 아니라 노년기 전신 근육과 신체 기능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이 우리나라 고령층의 근감소증과 악력 상태를 분석한 결과, 80세 이상 노인의 26.9%가 근감소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악력이 저하된 노인 가운데 근감소증을 함께 가지고 있는 비율은 85.0%에 달했다. 손 힘의 변화가 노년기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살펴보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악력 저하는 전용 악력계를 이용해 평가한다. 질병관리청 자료에서는 남성 28㎏, 여성 18㎏ 미만을 악력 저하 기준으로 제시했다. 가정에서 페트병 열기나 물수건 짜기, 부모님의 손을 직접 맞잡아 보는 방법은 진단을 대신할 수 없지만 이전과 비교해 힘이 뚜렷하게 줄었는지를 알아차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악력이 약해졌다면 손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걷는 모습과 식사 상태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관리청 분석에서 75세 이상 악력 저하군은 걷기 운동을 하지 않는 비율이 64.4%로 정상군의 54.1%보다 높았다. 음식물을 씹는 데 불편함을 느끼는 비율 역시 악력 저하군이 42.0%, 정상군이 32.6%로 차이가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