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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학술 리포트

환자 세포로 키운 미니장기, 신약 효과 먼저 검증한다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로 약물 반응 예측하고, 동물실험 대체 가능성도 열려

메디닉스 정순현기자|입력 |조회 0
AI세줄 요약
  • 환자 세포로 오가노이드라는 미니장기 제작
  • 동물실험 한계 보완할 대안으로 주목받아
  • 임상시험 전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해야

AI 기술로 자동 요약한 내용입니다.

실험실에서 오가노이드 배양접시를 살펴보는 연구원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메디닉스DB]

암이나 희귀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자신에게 맞는 치료제가 무엇인지다. 신약이 나와도 사람마다 반응이 달라 임상시험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환자 자신의 세포로 만든 미니 장기인 오가노이드로 신약 후보물질의 효과와 안전성을 미리 살펴보는 연구가 늘고 있다. 동물실험 없이도 사람 몸속 반응에 가까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오가노이드는 환자에게서 채취한 줄기세포나 조직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만든 입체 구조물이다. 크기는 쌀알만 하지만 간, 위, 장, 뇌 등 실제 장기의 세포 구성과 기능을 일부 재현한다. 평면 배양에서는 볼 수 없던 세포 간 상호작용과 조직 구조를 관찰할 수 있어 사람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더 정밀하게 예측하는 도구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신약 개발 과정에서는 쥐나 원숭이 등을 이용한 동물실험이 필수 단계로 자리 잡아 왔다. 그러나 동물과 사람은 유전적, 대사적 차이가 커서 동물실험에서 안전하다고 판단된 약물이 사람에게는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반대로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없다고 판단돼 개발이 중단된 후보물질 가운데 실제로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오가노이드를 만드는 과정은 환자의 혈액이나 조직에서 세포를 얻어 특수한 배양액과 성장인자를 이용해 줄기세포로 유도한 뒤, 3차원 구조로 자라도록 조건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며칠에서 몇 주에 걸쳐 배양하면 실제 장기와 유사한 세포층과 미세 구조가 형성되며, 이 과정에서 환자 고유의 유전적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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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에서 오가노이드를 배양하는 연구원의 모습

환자 세포로 오가노이드 배양하는 모습 [그림=메디닉스DB]

이렇게 만들어진 오가노이드에 신약 후보물질을 직접 처리해 반응을 관찰하면 해당 환자에게 약이 효과가 있을지,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지를 사전에 가늠할 수 있다. 특히 항암제 분야에서는 환자 종양 조직으로 만든 오가노이드에 여러 약물을 시험해 가장 반응이 좋은 치료제를 골라내는 방식의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국내외 보건 당국은 동물실험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시험법으로 오가노이드를 비롯한 인체 유래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약리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도 오가노이드 기반 시험 결과를 신약 허가 심사 자료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가노이드 활용의 가장 큰 장점은 환자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같은 질환이라도 유전적 배경에 따라 약물 반응이 다를 수 있는데, 오가노이드는 이런 개인차를 실험 단계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동물을 사육하고 관리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신약 개발 속도를 앞당기는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오가노이드가 실제 장기의 모든 기능을 완벽히 재현하는 것은 아니다. 혈관이나 신경, 면역세포 등 다른 조직과의 상호작용까지는 구현하기 어려워 약물이 온몸에 퍼졌을 때 나타나는 복합적인 반응을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오가노이드가 동물실험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당분간 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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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으로 오가노이드를 관찰하는 연구자

오가노이드 반응 결과 살펴보는 연구자 [그림=메디닉스DB]

국립보건연구원을 비롯한 국내 연구기관과 여러 대학병원에서는 간암, 대장암, 폐암 등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은행을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축적된 오가노이드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뿐 아니라 기존 약물의 효과를 다른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연구에도 쓰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가노이드 기술이 실제 진료 현장에서 폭넓게 쓰이려면 표준화된 배양 방법과 결과 검증 절차를 마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관련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정비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불필요한 동물실험을 줄이고 환자별 맞춤 치료제를 선정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새로운 치료제나 임상시험 참여를 고려하는 환자라면 담당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해 자신에게 적합한 검사와 치료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가노이드 기반 검사가 아직 모든 병원에서 일상적으로 시행되는 단계는 아니므로, 해당 검사가 필요한지와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서 이뤄지는지를 미리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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