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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인 평균 58.6점에 머물러, 잡곡·과일·우유 섭취 늘리고 연령별 식사 불균형 개선해야
바쁜 출근길에는 커피로 아침을 대신하고, 점심과 저녁은 배달음식이나 외식으로 해결하는 생활이 익숙해졌다. 끼니는 거르지 않았더라도 흰쌀과 육류, 가공식품에 식사가 치우치면 몸에 필요한 식품군을 충분히 먹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공개된 조사에서도 우리나라 성인의 식생활 수준은 100점 만점에 60점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제9기인 2022년부터 2024년까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세 이상 성인의 식생활평가지수는 평균 58.6점이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조사된 58.9점과 비교해 사실상 큰 변화가 없었다. 식생활평가지수는 아침식사와 잡곡, 과일, 채소, 단백질 식품, 우유·유제품 섭취뿐 아니라 나트륨과 당, 포화지방, 전체 에너지 섭취 균형까지 총 14개 항목으로 평가한다.
연령별 격차는 더욱 뚜렷했다. 20대의 식생활 점수는 50.3점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았고, 30대도 52.8점에 그쳤다. 반면 70세 이상은 66.1점으로 가장 높았다. 성별로는 남성이 57.6점으로 여성의 59.6점보다 낮았다. 젊고 활동량이 많은 시기라고 해서 부족한 식사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불규칙한 식사가 장기간 이어지면 체중과 혈압, 혈당, 혈중지질 관리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가장 부족했던 항목은 잡곡과 과일, 우유·유제품이었다. 해당 항목은 100점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모두 50점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고기와 생선, 달걀, 콩류 섭취와 나트륨 절제 항목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보였다. 단백질 반찬은 어느 정도 챙기고 있지만 식탁을 구성하는 식품의 다양성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미다.
특히 20·30대는 잡곡과 과일뿐 아니라 아침식사와 포화지방 섭취 관리에서도 낮은 평가를 받았다. 아침을 거른 뒤 점심에 많은 양을 먹거나 늦은 밤 배달음식으로 허기를 채우는 생활이 반복되면 하루 전체의 식사 균형이 무너지기 쉽다. 아침을 거창하게 차리기 어렵다면 달걀과 무가당 유제품, 과일, 통곡물빵처럼 준비 시간이 짧은 식품을 활용할 수 있다.
잡곡은 흰쌀밥을 모두 현미밥으로 바꾸기보다 평소 밥에 보리나 귀리, 콩을 조금씩 섞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과일도 주스나 가당 음료보다 씹어 먹는 생과일을 선택하는 편이 좋다. 세계보건기구 역시 건강한 식사를 위해 통곡물과 채소, 과일, 콩류, 견과류를 충분히 섭취하고 나트륨과 첨가당, 포화지방 섭취는 줄이도록 권고한다.
60대 이상은 전체 식생활 점수는 높았지만 우유·유제품 섭취와 탄수화물 에너지 비율에서 취약점이 확인됐다. 밥과 국, 김치 중심으로 식사하면서 고기와 생선, 달걀, 콩류를 충분히 먹지 못하면 근육 유지에 필요한 단백질이 부족해질 수 있다. 다만 당뇨병이나 콩팥질환 등으로 식사 조절이 필요한 사람은 특정 식품을 임의로 늘리기보다 의료진이나 영양 전문가와 적정 섭취량을 상의해야 한다.
식생활 점수는 개인의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수치가 아니다. 하지만 평소 어떤 식품을 반복해서 놓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활습관의 점검표로 활용할 수 있다. 매일 완벽한 식단을 만들기보다 아침을 주 몇 차례라도 챙기고, 흰쌀 일부를 잡곡으로 바꾸며, 간식 자리에 과일이나 무가당 유제품을 놓는 변화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식사는 값비싼 식재료보다 식품군을 빠뜨리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 오늘 먹은 음식의 열량만 계산하기보다 잡곡과 채소, 과일, 단백질 식품, 유제품이 식탁에 고르게 포함됐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