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도중 물을 마시면 위액이 묽어져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본 사람이 많다. 이 때문에 목이 마르거나 음식이 잘 넘어가지 않아도 식사가 끝날 때까지 물을 참기도 한다. 그러나 건강한 성인이 식사 중 적당량의 물을 마신다고 해서 소화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위는 음식과 수분이 들어오면 소화에 필요한 환경을 스스로 조절한다. 물을 몇 모금 마셨다고 위산과 소화효소가 기능을 잃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수분은 마른 음식이나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부드럽게 삼키는 데 도움을 주고, 입안과 식도의 불편을 줄일 수 있다.
특히 통곡물과 채소, 콩류처럼 식이섬유가 많은 식사를 할 때는 적절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식이섬유는 물을 흡수해 부피가 커지며 장의 움직임을 돕는데, 물은 거의 마시지 않은 채 섬유질만 갑자기 늘리면 복부팽만이나 변비가 심해질 수 있다.
문제는 물 자체보다 마시는 양과 속도다. 식사 중 갈증이 심하다고 찬물을 한꺼번에 많이 마시면 위가 빠르게 팽창하면서 더부룩함과 트림, 메스꺼움이 나타날 수 있다. 평소 역류성 식도염이나 기능성 소화불량이 있는 사람은 많은 양의 음료를 음식과 함께 섭취했을 때 속쓰림과 복부 압박감이 심해질 수 있다.
물을 이용해 음식을 거의 씹지 않고 넘기는 습관도 바람직하지 않다. 국이나 물에 밥을 말아 빠르게 삼키면 식사 시간이 짧아지고 충분히 씹지 않게 될 수 있다. 씹는 과정은 음식물을 잘게 만들 뿐 아니라 식사 속도를 조절하고 포만감을 인식하는 데도 영향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