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조류인플루엔자, 코로나19 등 사람과 동물, 환경을 넘나드는 감염병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무는 통합 대응 체계 마련이 과제로 떠올랐다. 질병관리청은 30일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국가 원헬스 감염병통합관리 협의회를 공식 출범시키고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범한 협의회는 감염병통합관리협의기구라는 공식 명칭 아래 신설된 범정부 협의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협의회는 12개 중앙행정기관과 16개 시·도 등 총 30여명의 관계자로 구성돼 있으며, 감염병 대응과 관련한 각 기관의 정책과 정보를 한자리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날 열린 제1차 회의에서는 협의기구의 구성과 운영 방안, 감염병통합관리와 관련한 주요 안건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관리청은 협의회 출범을 계기로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개별적으로 대응해 온 감염병 관리 업무를 하나의 틀 안에서 점검하고 조정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협의회 명칭에 포함된 원헬스는 사람과 동물, 환경의 건강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관점에서 감염병을 통합적으로 관리하자는 국제 보건 분야의 접근법이다. 사람에게 발생하는 감염병 중 상당수가 동물이나 자연환경에서 유래하는 만큼, 보건 당국만의 노력으로는 근본적인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배경에 깔려 있다.

인수공통감염병 차단에는 부처간 협업이 중요 [그림=메디닉스DB]
실제로 조류인플루엔자나 광견병처럼 동물에서 사람으로 옮겨가는 인수공통감염병은 보건 당국뿐 아니라 농림축산 당국과 환경 당국의 협력이 함께 이뤄져야 효과적인 차단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협의회는 이런 부처 간 협업 필요성에 대응해 만들어진 상시 소통 창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에도 감염병 발생 시 관계 부처가 임시로 협력해 온 사례는 있었지만, 상설 협의기구가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질병관리청은 협의회를 통해 평상시에도 각 기관이 보유한 감염병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위기 상황이 발생하기 전부터 공동 대응 체계를 미리 점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인 만큼, 앞으로는 지역 단위에서 발생하는 감염병 상황도 협의회를 통해 중앙 부처와 신속하게 공유될 것으로 보인다. 시·도가 협의회에 참여하는 것은 현장에서 확인되는 감염병 발생 동향을 정책 논의에 곧바로 반영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협의회는 이제 막 첫발을 뗀 단계로, 구체적인 운영 방식이나 세부 협력 방안은 앞으로 논의를 거쳐 다듬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1차 회의를 시작으로 협의회를 정기적으로 운영하며 감염병통합관리 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손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 준수도 중요 [그림=메디닉스DB]
일반 시민 입장에서는 협의회 자체보다 이를 통해 감염병 정보 공유와 초동 대응이 얼마나 빨라지는지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처 간 정보가 신속히 오갈수록 감염병 유행 초기 단계에서 위험 지역이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을 안내받는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통합 대응 체계 못지않게 개인의 생활 속 예방 수칙 준수도 중요하다. 손 씻기와 기침 예절을 지키고, 가금류나 야생동물과 접촉한 뒤에는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감염병 전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등 감염병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자가 판단으로 넘기지 말고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해외여행이나 동물 접촉 이력이 있는 상태에서 증상이 나타났다면 방문 이력을 의료진에게 알려 정확한 진단과 대응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