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 고양이의 작은 상처에 파리가 알을 낳고, 부화한 유충이 살아 있는 조직을 파고들어 먹는 신세계나사벌레증이 북중미 지역의 새로운 동물보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2026년 6월 개와 고양이의 감염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성분 니텐피람의 긴급사용을 허가했다. 미국 내 대부분 반려동물의 위험은 낮지만 발생 지역을 여행했거나 해당 지역에서 구조·입양된 동물은 주의가 필요하다.
신세계나사벌레 파리는 열린 상처와 눈, 코, 입 등 점막 주변에 알을 낳는다. 알은 수시간 안에 부화할 수 있으며 유충은 썩은 조직만 먹는 일반 구더기와 달리 살아 있는 살을 파고든다. 치료하지 않으면 조직 손상이 빠르게 넓어지고 세균 감염과 쇼크로 이어져 동물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보호자가 처음 알아차리는 변화는 상처에서 나는 심한 악취와 분비물일 수 있다. 반려동물이 특정 부위를 계속 핥거나 물어뜯고, 통증 때문에 만지는 것을 피하며, 식욕과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 상처 안에서 움직이는 유충이나 작은 구멍이 다수 보인다면 즉시 동물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FDA가 긴급사용을 허가한 니텐피람은 생후 4주 이상이고 체중 약 0.9㎏ 이상인 개와 고양이에게 사용할 수 있다. 약물은 첫 투여 뒤 수시간 안에 많은 유충을 죽이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효과가 짧아 새로운 파리의 접근이나 재감염을 예방하지는 못한다.
약을 먹였다고 치료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죽거나 살아 있는 유충이 상처 깊숙한 곳에 남으면 염증과 조직 손상이 계속될 수 있어 수의사가 물리적으로 제거해야 할 수 있다. 상처 세척과 죽은 조직 제거, 항생제 투여, 통증 조절이 함께 필요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입원 치료가 요구된다.
보호자가 핀셋으로 보이는 유충만 뽑거나 살충제를 상처에 직접 뿌리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유충 일부가 끊어져 남거나 화학물질이 조직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치료제 용량도 동물의 체중과 나이, 임신·수유 여부, 함께 사용하는 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제품 안내와 수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예방의 출발점은 상처를 방치하지 않는 것이다. 피부가 찢어졌거나 수술 부위가 있는 동물은 실내에서 보호하고 상처를 깨끗하고 건조하게 관리해야 한다. 배변으로 털이 오염되기 쉬운 노령동물과 움직임이 불편한 반려동물은 항문과 생식기 주변 피부를 자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해외에서 반려동물을 데려오거나 발생 지역을 여행한 뒤에는 피부 전체를 살펴야 한다. 귀 뒤와 발가락 사이, 목줄 아래, 꼬리 밑처럼 쉽게 보이지 않는 곳도 확인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와 출혈, 구멍 모양의 상처가 나타나면 여행 지역과 날짜를 동물병원에 알려야 한다.
이번 긴급사용 허가는 미국의 신세계나사벌레 대응을 위한 조치다. 국내에서 같은 약을 동일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며, 국내 허가 여부와 수의사의 진단을 확인해야 한다. 인터넷을 통해 해외 동물약을 임의로 구매해 투여하는 것은 오히려 진단과 적절한 처치를 늦출 수 있다.
신세계나사벌레증은 국내 보호자에게 낯선 질환이지만 반려동물의 국제 이동이 늘면서 해외에서 발생하는 동물 감염병을 알아둘 필요가 커지고 있다. 상처에서 악취와 움직이는 유충이 확인된다면 피부병으로 생각해 기다리지 말고 즉시 동물병원을 찾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가장 중요한 대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