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특정 분말형 영아용 조제분유와 관련된 영아 보툴리눔증 환자가 발생해 제품 회수와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2026년 7월 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3개 주에서 총 4명의 환자가 확인됐으며, 환자 모두 입원 치료를 받았다.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해당 제품을 사용한 가정에는 증상을 세심하게 관찰하도록 안내됐다.

조사 대상 제품은 나라 오가닉스 전지 유기농 영아용 조제분유다. 제조사는 6월 13일 해당 제품 전체를 자발적으로 회수했다. 이 제품은 미국 내 타깃 매장과 온라인몰 등에서 판매됐으며 미국 이외 지역에는 유통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반 조제분유 전체가 위험하다는 의미는 아니며, 해외에서 구매하거나 배송받은 제품의 정확한 브랜드와 유통경로를 확인해야 한다.

영아 보툴리눔증은 아기가 보툴리눔균의 포자를 삼킨 뒤 장 안에서 균이 증식하고 신경독소를 만들면서 발생한다. 독소는 신경과 근육 사이의 신호 전달을 방해해 근력이 점차 떨어지는 이완성 마비를 유발할 수 있다. 성인과 달리 장내 환경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영아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증상은 변비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보호자가 먼저 알아차리는 변화는 수유 이상일 수 있다. 평소보다 젖병이나 젖을 힘 있게 빨지 못하고, 삼키는 동작이 불편해지거나 울음소리가 약해질 수 있다. 표정이 줄고 눈꺼풀이 처지며 머리를 제대로 가누지 못하거나 온몸이 축 늘어지는 모습도 중요한 신호다.

상태가 진행되면 호흡에 필요한 근육까지 약해질 수 있다. 숨소리가 약해지고 호흡이 불규칙하거나 청색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즉시 응급진료가 필요하다. 보툴리눔증은 일반적인 장염처럼 설사와 발열이 두드러지지 않을 수 있어 열이 없다는 이유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CDC는 회수된 분유를 먹은 아기에게 증상이 나타나는지 마지막 섭취일로부터 한 달간 관찰하도록 안내했다. 증상 발현까지 수주가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먹다 남은 제품이 있다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제품명과 제조번호, 소비기한을 사진으로 남겨두는 것이 역학조사와 진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분유가 닿았던 젖병과 계량스푼, 분유 보관대, 조리대 표면은 뜨거운 비눗물이나 식기세척기를 이용해 세척해야 한다. 다만 끓인다고 해서 이미 아이가 섭취한 독소의 영향을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유량이 줄거나 처지는 모습이 나타났다면 집에서 경과를 지켜보기보다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의료진은 임상 증상을 바탕으로 영아 보툴리눔증을 의심하고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치료가 늦어지면 호흡부전으로 이어져 수주간 입원과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CDC는 의심이 강한 경우 검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보툴리눔 면역글로불린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번 사례는 미국에서 유통된 특정 제품에 관한 사건이지만, 보호자가 영아 보툴리눔증의 초기 모습을 알아둘 필요성을 보여준다. 아기의 수유 힘과 울음소리, 머리를 가누는 힘은 평소 상태와 비교해야 의미가 있다. 먹는 양이 갑자기 줄고 몸이 축 처진다면 단순한 피로나 성장 과정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