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바다와 계곡, 수영장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가 익사 사고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예방 전략을 발표했다. WHO는 2026년 7월 23일 세계 익사 예방의 날을 앞두고 국가와 지역사회가 적용할 수 있는 7개 분야의 실천 지침을 공개했다. 익사는 우연히 발생하는 불가피한 사고가 아니라 안전시설과 교육, 감시체계를 갖추면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는 공중보건 문제라는 설명이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는 매년 약 30만 명이 익사로 목숨을 잃는다. 익사는 5세에서 14세 어린이의 주요 사망 원인 10개 가운데 하나이며, 사망자의 90% 이상은 중·저소득 국가에서 발생한다. 사고 장소도 바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강과 호수, 우물, 가정용 물 저장용기, 수영장처럼 일상생활과 가까운 물에서도 치명적인 사고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어린이 익사는 큰 소리를 내며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보다 조용히 물속으로 가라앉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보호자가 휴대전화를 보거나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물가에서는 팔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서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수영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아이라도 구명조끼나 성인의 감시를 대신할 수는 없다.

WHO가 제시한 전략은 물가에 울타리와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일반인과 구조인력의 구조·소생 능력을 높이며, 물과 관련된 작업장의 안전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선박과 여객선의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어린이에게 기초 수영과 물 안전교육을 제공하며, 안전한 돌봄체계를 갖추는 방안도 담겼다. 홍수와 폭풍 등 복합재난에 대비한 경보와 대피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기후변화는 물놀이 사고 위험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폭염이 이어지면 더위를 피하기 위해 강이나 호수로 들어가는 사람이 늘어나고, 집중호우와 홍수는 평소 안전하던 지역의 수심과 물살을 갑자기 바꿀 수 있다. WHO가 소개한 영국 연구에서는 기온이 1도 오를 때 익사 사망이 7.2% 증가했으며, 기온이 25도를 넘은 날의 위험은 10도 미만인 날보다 약 5배 높게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계곡이나 하천에 들어가기 전 수심과 유속, 기상예보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비가 내리고 있지 않더라도 상류 지역에 집중호우가 있었다면 갑자기 물이 불어날 수 있다. 출입 통제선과 위험 안내판이 설치된 곳에는 들어가지 말아야 하며, 술을 마신 뒤 수영하거나 혼자 먼 곳까지 이동하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사고를 발견했을 때 수영 실력만 믿고 물속으로 뛰어드는 행동은 구조자까지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주변에 있는 구명환과 긴 막대, 밧줄처럼 물에 들어가지 않고 건넬 수 있는 장비를 먼저 활용하고 즉시 구조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물에서 구조된 사람이 반응하지 않거나 정상적으로 호흡하지 않는다면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 사용이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

물놀이 안전은 개인의 주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어린이 수영교육과 보호자의 감시, 안전한 물놀이 시설, 구조장비와 응급대응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즐거운 휴가를 위해서는 물에 들어간 뒤의 행동보다 물에 들어가기 전 위험을 확인하는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