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에는 모든 반려견이 열 관련 질환에 노출될 수 있지만 퍼그, 불도그, 프렌치불도그처럼 주둥이가 짧은 단두종은 위험이 더 크다. 뉴욕시 보건당국은 6월 발표한 수의학 권고문에서 고온과 높은 습도가 반려동물에게 생명을 위협하는 열 스트레스와 열사병을 일으킬 수 있으며, 단두종과 노령동물, 심장·폐·기도 질환이 있거나 비만한 동물을 고위험군으로 제시했다.
개는 사람처럼 몸 전체에서 땀을 흘려 체온을 낮추지 못한다. 주로 헐떡임을 통해 입과 기도에서 수분을 증발시키며 열을 배출한다. 그러나 단두종은 기도가 제한된 경우가 많아 더운 공기 속에서 체온을 식히는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평소에도 코를 심하게 골거나 운동 뒤 숨을 오래 몰아쉬는 개라면 짧은 외출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기온만 보고 산책 여부를 결정해서도 안 된다. 습도가 높으면 증발을 통한 냉각이 잘 이뤄지지 않아 비교적 짧은 운동에도 체온이 빠르게 오를 수 있다. 뉴욕시 보건당국은 고온다습한 날에는 최소한의 활동이나 잠깐의 야외 노출 뒤에도 열 관련 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모래 같은 표면은 공기보다 훨씬 뜨거워져 발바닥 화상과 체온 상승을 함께 유발할 수 있다.
초기 신호는 평소보다 빠르고 거친 헐떡임, 끈적한 침, 안절부절못함, 그늘을 찾거나 주저앉으려는 행동이다. 혀와 잇몸이 선명한 붉은색으로 변하고 구토나 설사, 비틀거림, 무기력, 의식 저하가 나타나면 응급상황으로 봐야 한다. 경련이나 쓰러짐이 동반될 정도로 진행되면 신장 손상과 혈액응고 이상, 쇼크 등 전신 장기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예방의 핵심은 산책 시간을 줄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조건을 바꾸는 데 있다.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진 뒤 노면이 충분히 식은 시간에 짧게 걷고 중간마다 그늘에서 쉬게 해야 한다. 깨끗한 물을 항상 준비하고, 입을 벌려 헐떡이지 못하게 하는 형태의 입마개는 더운 날 사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차량 안에는 창문을 열어둔 상태라도 절대로 혼자 두지 말아야 한다.
실내에서는 에어컨이 가장 효과적인 보호수단 가운데 하나다. 보호자가 외출할 때는 직사광선을 차단하고 냉방기 작동 여부와 물그릇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털을 완전히 밀어버리면 햇빛과 화상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까지 줄어들 수 있으므로 무조건 짧게 미는 방식보다 빗질과 적절한 정리로 통풍을 돕는 편이 낫다.
열사병이 의심되면 바로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차갑지 않은 시원한 물로 몸을 적시면서 동물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은 이동 중 차량 에어컨을 사용하고 즉시 냉각을 시작하되, 병원에서 장기 손상 여부를 확인하고 집중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안내한다. 겉으로 호흡이 조금 안정됐다고 진료를 미루면 내부 손상을 놓칠 수 있다.
단두종 보호자는 강아지가 헐떡이고 있다는 사실보다 헐떡임이 평소와 어떻게 다른지를 봐야 한다. 산책 전 호흡 상태와 회복 시간을 기준으로 삼고 더운 날에는 운동량을 과감히 줄이는 것이 안전하다. 한 번의 무리한 산책보다 시원한 실내에서 후각놀이와 짧은 활동을 여러 번 나누는 편이 건강한 여름나기에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