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이 단순히 피로를 줄이는 수준을 넘어 혈액줄기세포 돌연변이와 관련된 염증 반응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7월 14일 생활습관과 클론성 조혈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를 소개했다. 클론성 조혈은 나이가 들면서 돌연변이를 가진 혈액줄기세포가 정상 세포보다 많이 증식하는 현상으로, 염증과 동맥경화,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와 연결돼 연구가 활발한 분야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와 미국 국립보건원이 운영하는 올 오브 어스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한 9만 명 이상의 유전정보와 신체활동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중강도 이상 운동을 더 많이 한 사람은 일부 흔한 유전자 돌연변이와 관련된 클론성 조혈이 관찰될 가능성이 낮았다. 다만 모든 돌연변이에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은 아니다. DNMT3A 유전자 돌연변이와 연관된 클론성 조혈에서는 운동과의 관련성이 뚜렷하지 않았다.
수면의 영향은 주로 동물실험에서 확인됐다. 연구진은 JAK2, TET2, TP53, DNMT3A 계열 돌연변이를 지닌 생쥐를 관찰한 결과, 수면 부족이 일부 돌연변이군에서 비정상 혈액세포의 축적과 동맥경화성 플라크를 악화시키는 반면 운동은 이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JAK2 돌연변이 모델에서는 수면 부족이 염증을 일으키는 인플라마좀의 활성을 높였고, 운동은 뇌의 특정 신경회로와 노르아드레날린 신호를 통해 염증을 낮추는 경로와 연결됐다.
이번 결과는 잠을 잘 자고 운동하면 이미 생긴 돌연변이가 사라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람 대상 분석은 신체활동과 특정 유전적 변화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준 관찰연구이며, 수면의 세부 기전은 생쥐에서 확인된 결과가 중심이다. 생활습관만으로 클론성 조혈이나 심혈관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추가 임상연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같은 클론성 조혈이라도 돌연변이 종류에 따라 수면과 운동의 영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앞으로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약물치료뿐 아니라 운동 강도와 수면 관리까지 개인화하는 접근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대로 특정 유전자에서는 생활습관의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난 만큼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처방을 적용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실생활에서는 이번 결과를 특정 운동시간이나 수면시간을 제시한 처방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지속 가능한 신체활동과 규칙적인 수면을 장기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방향성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연구는 개인별 최적 운동량이나 수면시간을 정한 임상시험이 아니며, 생활습관 변화만으로 유전적 위험이 사라진다고 입증하지도 않았다.
또한 혈액 속 염증이나 돌연변이를 낮춘다며 특정 보충제나 건강기능식품을 권하는 광고와 이번 연구를 연결해서는 안 된다. 연구진이 확인한 핵심은 운동과 수면에 대한 반응이 유전자마다 달랐다는 점이다. 향후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중재시험을 통해 어떤 사람에게 효과가 크고 어떤 사람에게 제한적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생활습관이 유전적 위험을 완전히 지우는 만능 해법이라는 결론보다 유전자와 뇌, 면역, 혈관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데 의미가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축적되면 수면과 운동을 질병 예방과 치료에 어떻게 정밀하게 결합할지 보다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