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다른 반려동물에 비해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야생에서 먹이를 통해 상당량의 수분을 섭취하도록 진화한 특성 때문인데, 실내 생활을 하는 고양이는 건사료 위주의 식단과 활동 환경으로 인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평소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은 신장과 요로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양이의 몸은 수분이 부족해지면 소변이 진해지고 농축된다. 이러한 상태가 반복되면 방광 내 미네랄 농도가 높아져 결석이나 하부요로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만성적인 수분 부족은 신장 기능에도 부담을 줄 수 있어 평소 충분한 음수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고양이의학회(ISFM)는 고양이가 물을 더 많이 마실 수 있도록 다양한 장소에 깨끗한 물그릇을 배치하고, 매일 신선한 물로 교체할 것을 권장한다. 일부 고양이는 흐르는 물을 선호하기 때문에 자동 음수대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물그릇의 재질이나 위치에 따라서도 음수량이 달라질 수 있다.

습식사료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수분 섭취를 늘리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습식사료는 건사료보다 수분 함량이 높아 자연스럽게 하루 수분 섭취량을 늘릴 수 있다. 다만 모든 고양이에게 동일한 식단이 적합한 것은 아니므로 기존 질환이나 체중 상태를 고려해 급여량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그릇 관리도 중요하다. 고양이는 냄새와 오염에 민감하기 때문에 오래된 물이나 이물질이 있는 물은 잘 마시지 않는 경우가 있다. 물그릇은 매일 세척하고, 사료 그릇과 너무 가까운 곳보다는 조용하고 편안한 장소에 따로 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여러 마리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고양이 수보다 많은 물그릇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반대로 갑자기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보다 음수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소변량도 함께 많아졌다면 만성신장질환이나 당뇨병, 갑상선기능항진증 등 다양한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이런 변화가 지속된다면 단순한 습관 변화로 넘기지 말고 동물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보호자는 매일 물을 얼마나 마시는지 정확한 양을 계산하기보다 평소와 비교해 변화가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그릇이 거의 줄지 않거나 반대로 너무 빨리 비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건강 상태를 점검해야 할 신호일 수 있다. 식욕 저하와 체중 감소, 구토, 무기력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진료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

깨끗한 물을 충분히 제공하는 것은 특별한 비용이 들지 않는 가장 기본적인 건강관리다. 고양이가 언제든 편안하게 물을 마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작은 습관이 신장과 요로 건강을 오래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