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피할 수 없는 변화로 여겨지기 쉽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국제 지침은 신체활동과 만성질환 관리, 사회적 교류 등 일상에서 조절할 수 있는 요인이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젊을 때부터 이어온 생활습관이 중년과 노년의 뇌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보건기구는 7월 15일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지침을 공개했다. 전 세계 치매 환자는 5700만 명을 넘고 매년 약 1000만 명이 새롭게 진단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의 약 60∼7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유형이다. 현재 치매를 완전히 없애는 치료법은 없지만, 전체 위험 요인의 최대 45%는 흡연과 음주, 사회적 고립, 신체활동 부족, 대기오염, 고혈압과 당뇨병 등 조절 가능한 요소와 관련된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지침은 운동과 식사만 관리하면 된다는 단순한 접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담배를 끊으며 음주를 줄이는 생활과 함께, 인지훈련과 독서·학습 같은 두뇌 자극 활동, 가족과 친구를 만나는 사회적 교류도 권고했다. 정상 인지기능을 가진 성인뿐 아니라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도 사회활동과 인지 자극이 위험 감소 전략으로 제시됐다.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관리도 뇌 건강과 분리해서 볼 수 없다. 고혈압과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은 혈관에 부담을 주고 장기적으로 뇌혈관과 인지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건강검진에서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하지 말고 식사와 운동, 필요할 경우 약물 관리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청력 저하가 있는 사람에게 보청기 사용을 고려하는 내용도 이번 위험 감소 전략에 포함됐다.

실천은 거창한 계획보다 반복할 수 있는 습관에서 시작하는 편이 좋다. 점심이나 저녁 식사 뒤 20∼30분 걷고, 장시간 앉아 있을 때는 중간에 일어나 움직이는 방식으로 활동량을 늘릴 수 있다. 식사는 채소와 과일, 통곡물, 콩류, 생선처럼 가공이 적은 식품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짠 음식과 가공육, 당이 많은 음료의 섭취 빈도를 줄이는 것이 현실적이다.

뇌를 자극하기 위해 어려운 문제집만 풀 필요는 없다. 새로운 요리를 배우거나 악기를 연습하고, 여행 계획을 세우며, 사람들과 대화하는 활동도 기억력과 사고 기능을 사용하는 과정이 된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길다면 정기적인 모임과 취미활동, 가족과의 통화를 생활 일정에 넣어 사회적 고립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반면 비타민이나 건강기능식품을 많이 복용한다고 치매가 예방되는 것은 아니다. 새 지침은 영양소 결핍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에게 비타민 B군과 비타민 E, 오메가3 지방산, 종합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제를 인지기능 저하 예방 목적으로 권고하지 않았다. 기대되는 이익을 뒷받침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고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다.

치매 예방은 특정 음식이나 보충제 하나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꾸준한 운동과 사회적 관계, 균형 잡힌 식사, 금연, 절주, 혈압과 혈당 관리가 서로 맞물려야 한다.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익숙한 일을 처리하기 어려워지는 변화가 나타난다면 생활관리만으로 버티기보다 의료기관에서 인지기능과 다른 원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