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물놀이를 다녀온 뒤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따갑거나 눈곱이 늘어나는 경우가 있다. 단순히 물이 들어가서 그런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증상이 하루 이틀 이상 이어지거나 통증과 분비물이 동반된다면 결막염을 의심해야 한다. 수영장, 워터파크, 계곡, 바다처럼 물과 사람이 함께 모이는 환경에서는 눈이 화학적 자극과 감염성 요인에 동시에 노출될 수 있다.
결막염은 눈의 흰자와 눈꺼풀 안쪽을 덮는 결막에 염증이 생긴 상태다. 원인은 바이러스, 세균, 알레르기, 자극 물질 등 다양하다. 수영장에서는 소독제나 물속 이물질이 눈을 자극할 수 있고, 감염성 결막염이 있는 사람이 물놀이 시설을 이용하면 손과 수건, 물놀이 용품, 표면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도 생긴다. CDC는 결막염이 있을 때 손을 자주 씻고 개인 물품을 공유하지 말며, 수영장을 이용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여름철 결막염에서 흔한 증상은 충혈, 눈곱, 눈물, 이물감, 가려움, 따가움이다. 바이러스성 결막염은 한쪽 눈에서 시작해 다른 쪽으로 옮겨가기도 하고, 감기 증상과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세균성 결막염은 노랗거나 끈적한 눈곱이 많아지고 아침에 눈꺼풀이 달라붙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가려움과 눈물, 양쪽 눈 증상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다. 증상만으로 정확한 원인을 구분하기 어려우므로 통증이나 시력 변화가 있으면 진료가 필요하다.
수영장 물의 염소 성분도 눈을 자극할 수 있다. 염소가 들어간 물은 세균 증식을 줄이기 위한 소독 과정이지만, 땀과 화장품, 소변 등과 반응하면 눈을 따갑게 만들 수 있는 자극 물질이 생길 수 있다. 물놀이 후 눈이 뻑뻑하고 따가운 정도라면 깨끗한 물로 주변을 씻고 휴식을 취하면서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충혈이 심해지고 눈곱이 늘거나 통증, 눈부심, 시야 흐림이 동반된다면 단순 자극으로만 보기 어렵다.
렌즈 착용자는 더 조심해야 한다. CDC는 콘택트렌즈 착용자가 수영이나 샤워 같은 물 활동 전에는 렌즈를 빼야 하며, 렌즈를 물로 헹구거나 보관하지 말라고 안내한다. 물과 렌즈가 만나면 세균이나 아칸트아메바 같은 미생물이 렌즈에 붙어 각막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안과학회도 수영장, 온수 욕조, 바다, 호수 등 어떤 물에서든 렌즈를 착용한 채 수영하면 각막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각막 감염은 단순 결막염보다 더 심각할 수 있으며, 통증과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렌즈를 착용한 채 물놀이를 했다면 이후 눈이 아프거나 빛에 민감해지고 시야가 흐려지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물놀이 후 눈 건강을 지키려면 손 위생이 먼저다. 눈이 가렵다고 손으로 비비면 자극이 심해지고, 손에 묻은 병원체가 눈으로 옮겨갈 수 있다. 수건, 베개, 눈 화장품, 렌즈 케이스, 안약은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아이들은 물놀이 후 눈을 자주 비비기 때문에 보호자가 손 씻기와 개인 수건 사용을 챙겨야 한다.
증상이 있을 때는 수영장 이용을 쉬어야 한다. 충혈과 눈곱이 있는데도 물놀이를 계속하면 본인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고, 감염성 결막염이라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다. CDC도 결막염 증상이 있을 때는 수영장을 사용하지 말라고 안내한다.
안약 사용도 신중해야 한다. 집에 남아 있던 항생제 안약을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결막염은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며, 바이러스성이나 알레르기성 결막염에는 항생제 안약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스테로이드 성분 안약을 임의로 쓰면 특정 감염을 악화시킬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렌즈 착용자는 증상이 있을 때 렌즈 사용을 중단하고, 새 렌즈와 케이스로 교체할 필요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진료가 필요한 신호는 분명하다. 눈 통증이 심하거나, 빛을 보기 어렵고, 시야가 흐려지거나, 충혈이 빠르게 심해지고, 눈곱이 계속 많아지며, 렌즈 착용 후 증상이 생겼다면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아이가 눈을 잘 뜨지 못하거나 눈 주변이 붓고 열이 동반되는 경우도 확인이 필요하다. 단순 충혈이라고 생각해 며칠씩 버티면 각막염이나 다른 안질환을 놓칠 수 있다.
여름철 결막염 예방은 특별한 방법보다 기본 습관에서 시작된다. 물놀이 전후 손을 씻고, 눈을 비비지 않으며, 개인 수건을 사용하고, 렌즈를 낀 채 수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수영장 다녀온 뒤 눈곱과 충혈이 생겼다면 단순 물 자극인지, 감염성 결막염인지, 각막 감염 위험이 있는지 증상 변화를 살펴야 한다. 눈은 작은 염증도 생활의 불편을 크게 만들 수 있는 기관이다. 여름철 물놀이가 즐거운 기억으로 남으려면 눈 건강 관리도 함께 챙겨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