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를 마친 뒤 한쪽 귀가 막힌 듯 답답하고 소리가 멀게 들리는 증상은 흔히 “물이 들어갔다”고 표현된다. 실제로 수영장이나 바닷물, 샤워 물이 외이도에 남으면 소리 전달이 일시적으로 둔해져 먹먹함이 생길 수 있다. 머리를 기울였을 때 물이 빠지며 증상이 사라진다면 큰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다만 물기가 오래 머물거나 귀 안쪽 피부가 예민해진 상태라면 단순한 불편감이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물이 귀 안에 남는 것은 외이도염, 이른바 ‘수영 귀’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먹먹함의 또 다른 원인은 귀지다. 귀지는 원래 외이도를 보호하고 먼지와 이물질을 붙잡는 역할을 하지만, 물을 머금으면 부풀어 귀길을 더 좁게 만들 수 있다. 이때 청력이 갑자기 떨어진 것처럼 느껴지거나 귓속이 꽉 찬 감각, 이명, 가벼운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면봉으로 깊숙이 닦으려 하면 귀지가 더 안쪽으로 밀려 들어가거나 피부에 상처가 생길 수 있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NHS도 귀지 축적이 귀 막힘, 청력 저하, 귀 통증, 이명과 관련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물놀이 뒤 귀가 간지럽고 귓바퀴를 당기거나 눌렀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외이도염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젖은 외이도는 세균이나 곰팡이가 자라기 쉬운 환경이 되며, 수영장 물의 자극, 이어폰 사용, 잦은 면봉 사용이 겹치면 피부 장벽이 약해질 수 있다. 초기에는 먹먹함과 가려움으로 시작해 점차 통증, 붓기, 분비물, 청력 저하로 진행되기도 한다. 감염이 생기면 단순히 물을 빼는 방법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수 있어 증상이 지속되는지 관찰해야 한다.
예방의 핵심은 물놀이 후 귀를 과하게 파지 않고 자연스럽게 말리는 것이다.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물이 흘러나오게 하고, 수건으로 바깥쪽만 닦는 정도가 안전하다. 드라이어를 사용할 때는 낮은 온도와 약한 바람으로 거리를 두고 말리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귀 통증이 뚜렷하거나 진물, 악취, 발열, 어지럼, 청력 저하가 하루 이틀 이상 이어진다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는 편이 좋다. 특히 고막 천공 병력이나 귀 수술 이력이 있는 사람은 임의로 귀약을 넣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물놀이 뒤 생긴 먹먹함은 대개 일시적이지만, 반복되거나 통증을 동반하면 귀가 보내는 경고일 수 있다. 여름철 귀 건강은 물을 빼내는 것보다 귀 안을 손상시키지 않는 습관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