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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부모의 비만이 자녀의 비만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국내 공식 보고서에서 제시됐다. 대한비만학회가 공개한 ‘비만팩트시트 2025’는 최근 10년간 축적된 건강보험공단과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우리나라 비만 현황과 변화를 정리한 것으로, 비만의 대물림 문제가 정책적 개입이 필요한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비만은 일반적으로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국내에서는 1단계 BMI 25~29.9, 2단계 30~34.9, 3단계는 35 이상을 중증 비만 범주로 분류하며, 복부비만은 허리둘레 남성 90cm·여성 85cm 이상을 기준으로 한다. 연구자료에 따르면 부모 중 한 명이라도 2단계 이상의 비만일 경우 자녀가 비만해질 위험은 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여아의 경우 부모 모두 비만이면 위험이 7배 가까이 치솟아 세대 간 영향력이 매우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체중 상태가 성별에 따라 자녀에게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준 점도 눈에 띈다. 남아는 아버지의 체중 변화가 더 큰 영향을 미쳤고, 여아는 어머니의 체중과 생활습관을 더 많이 반영하는 경향을 보였다. 가족 구성에 따른 차이도 존재했다. 외동의 비만 유병률은 14%로 다자녀 가정의 13.1%보다 높았고, 첫째 자녀의 비만 유병률도 둘째 이후 자녀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코로나19 유행 직전까지 꾸준히 증가했으나 2021년 이후 다소 감소 추세를 보였다. 2023년 전체 유병률은 13.8%로 2019년과 유사했으며, 남아는 감소세가 뚜렷한 반면 여아는 2023년에 다시 상승해 12.7%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17세에서 15.8%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활동량 증가와 학교생활 정상화가 일부 연령대에서는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성인 비만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최근 10년간 상승세를 보이던 성인 비만·복부비만 유병률은 최근 3년간 약 38% 선에서 정체됐다. 다만 성별 격차는 계속됐다. 남성은 2021년 이후 49%대를 꾸준히 기록하며 증가세가 이어진 반면, 여성은 27%대에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초고도비만(3단계)이다. 전체 성인 중 30~34세 연령대에서 3단계 비만 비율이 2.57%로 가장 높아, 젊은층에서도 중증 비만이 확산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비만이 단순 체중 문제를 넘어 전신 질환으로 확산된다는 점은 여러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만군은 비비만군에 비해 고혈압 1.9배, 당뇨병 2.1배, 고콜레스테롤혈증 1.5배, 대사증후군은 3.1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은 남성 57.4%, 여성 58.3%로 성별 차이 없이 높은 비율을 보였다.

대한비만학회 한경도 빅데이터위원회 이사는 부모가 2단계 이상 비만일 경우 자녀의 비만 위험이 5배 증가하며, 부모 모두 비만일 때는 여아에서 7배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비만이 단순히 개인 생활습관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가족환경, 식습관, 신체활동 수준,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 비만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조기 개입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식습관 교육, 학교 기반 체육활동 확대, 가정 내 건강 행동 개선 같은 개인적·가정적 노력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정책적 개입이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함께 제시된다. 이미 미국, 영국 등에서는 아동 비만을 사회적 위험요인으로 간주해 국가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유사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비만팩트시트 2025는 비만이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부모의 체중이 자녀에게 그대로 이어지는 ‘대물림 구조’를 끊기 위해서는 가족 중심의 중재, 지역사회 운동 환경 개선, 건강한 식품 접근성 확대 등 총체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