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O 하는 사람들은 다 알 거임. 제품보다 사람 관리가 더 빡센 거. 몇 년 전에 경기 쪽 의원 하나 새로 뚫어보겠다고 진짜 꾸준히 들락거린 데가 있었어요. 원장님 성격이 좀 예민하단 얘긴 들었는데, 실제로 겪어보니까 그 정도가 아니더라고요. 말 한마디 삐끗하면 표정이 바로 굳는 스타일. 그래도 처방은 나올 가능성이 있어서 참고 갔죠.

문제는 어느 날 점심 직후였어요. 환자 몰리고 직원들 다 정신없을 때였는데, 저는 그냥 인사만 드리고 샘플 자료 놓고 빠지려 했거든요. 근데 원장님이 갑자기 저 보더니 “이 시간에 왜 왔어요?” 이러는 거예요. 말투가 딱 사람 세워놓고 혼내는 톤. 순간 저도 기분 확 상했는데, 거기서 표정 바뀌면 끝이잖아요. 그냥 죄송하다고 하고 바로 나왔어요.

근데 더 짜증나는 건 그다음이었음 ㅋㅋ 실장이 따로 전화 와서 원장님 기분 상하셨으니까 당분간 방문 자제해달라더라고요. 솔직히 어이없었죠. 평소에 오시라던 시간대가 그 시간이었는데, 그날 컨디션 안 좋았는지 괜히 저한테 꽂힌 거니까. 억울했는데 따질 데도 없음. 영업이 원래 그런 판이니까요. 내가 맞아도 거래처가 불편하면 내가 진 거예요.

그 뒤로 한 달 넘게 발 끊었어요. 괜히 문자 길게 보내서 풀려고도 안 했고, 변명도 안 했습니다. 그런 데는 해명 길어질수록 더 피곤해져요. 대신 실장 통해서 필요한 자료만 딱 보내고, 제품 관련 문의 오면 바로바로 답하고, 감정 섞인 말은 아예 안 했어요. 진짜 인간 대 인간으로는 별로였는데, 일은 또 일대로 해야 되니까.

한참 지나서 다시 갔더니 원장님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커피 마시고 있더라고요. 그날도 사과 같은 건 없었어요. 그냥 제품 얘기 몇 마디 하고 끝. 허탈하죠 ㅠㅠ 근데 이상하게 그런 데가 나중엔 오래 갑니다. 서로 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선 넘는 말 안 하고, 감정 안 꺼내고, 딱 일로만 보니까. 영업하면서 느낀 건 하나예요. 자존심 세우면 속은 시원한데 매출은 안 남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