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은 지 두 달쯤 됐다. 오늘 지하철에서 문득 아무 생각이 안 나서 놀랐다. 좋은 의미로. 예전엔 출근길마다 별별 최악의 상황을 머릿속으로 다 돌리고 있었는데 오늘은 그냥 창밖만 봤다. 이게 남들이 말하는 평범한 상태인가 싶어서 좀 낯설었다. 나아진 건지 그냥 무뎌진 건지 아직 잘 모르겠고 솔직히 약에 기대고 있다는 게 가끔 무겁게 느껴진다. 그래도 아침에 눈 떴을 때 죽을 것 같지 않은 게 어디냐 싶어서 일단 계속 먹어보려고 한다.
오늘 출근길에 아무 생각이 안 나서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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