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퇴근하고 나면 그냥 습관처럼 맥주부터 깠어요. 꼭 엄청 마시는 건 아닌데, 거의 매일 “오늘 하루 힘들었으니까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면서 넘겼거든요. 근데 그게 쌓이니까 아침엔 몸도 무겁고, 기분도 괜히 가라앉고, 자잘하게 자책하는 날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거창하게 금주 선언부터 한 건 아니고, 그냥 생활 습관 몇 개를 바꿔봤는데, 꾸준히 하니까 확실히 좀 다르더라고요.

제일 효과 본 건 퇴근 직후 바로 씻기였어요. 예전엔 옷만 갈아입고 소파에 앉는 순간부터 술 생각이 올라왔는데, 집 오자마자 샤워하고 잠옷 입으니까 그날이 좀 정리되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리고 냉장고에 술 대신 탄산수랑 얼음 넣어둔 것도 도움 많이 됐어요. 솔직히 입이 심심한 거였지 꼭 술이 필요한 건 아닌 날도 많았더라고요. 잔에 따라 마시는 행동 자체가 습관이라, 대체할 게 있으면 생각보다 버틸 만했어요.

또 하나는 아예 저녁 약속 없는 날엔 20~30분이라도 걷는 거였어요. 운동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정도인데, 이상하게 걷고 오면 “오늘은 좀 괜찮게 보냈다”는 기분이 들어서 괜히 덜 무너졌어요. 수면 시간 기록한 것도 꽤 컸고요. 술 마신 다음날이랑 안 마신 다음날 차이가 숫자로 보이니까 핑계 대기가 어려워졌어요. 물론 며칠 잘하다가 다시 마신 날도 있었는데, 예전처럼 “아 역시 난 안 되네” 하고 아예 놔버리진 않으려고 했어요. 한 번 흔들렸다고 처음부터 망한 건 아니니까요.

아직 금주 성공했다 이런 건 전혀 아니고, 그냥 예전보다 덜 마시고 덜 무너지는 쪽으로 가는 중이에요. 반성할 건 반성하고, 그래도 계속 해보자는 마음입니다. 혹시 여기 계신 분들 중에 술 줄일 때 꾸준히 해서 효과 봤던 습관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의지 문제만으로 밀어붙이려니까 저는 꼭 한 번씩 지치더라고요. 생활 안에 자연스럽게 넣을 수 있는 방법이 제일 오래 가는 것 같아요.